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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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팬들이 손 꼽은 K리그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홍보력 부족과 라이벌(더비)전의 부재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세분화하면 2012시즌에 스플릿 시스템과 드래프트 제도 점진적 폐지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이 두 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그리고 라이벌전은 흔히 '연고전(고연전)'과 함께 부산과 광주의 프로야구 라이벌전이 강력한 예시로 들어지며 라이벌전의 필요성과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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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특수 이후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데 프로 구단이 없거나 프로 구단은 있으나 마땅한 시설물 부족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연고로 삼으려는 구단이 늘어났었다. 물론 2002년 이후 축구 붐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기업을 비롯한 전국민이 눈 앞에서 축구에 대한 열기를 직접 확인 했기에 더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연고 이전이 시작되며 FC서울과 제주는 북패와 남패로 불리우며 '패륜'이라고 불리고 있는 상황이며, 2002년 이후 비록 그 목적성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강원, 대구, 인천, 경남, 광주, 상주까지 6개 구단이 출범했다. 

이는 총 16개의 구단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구단들이 2002년 이후 등장했는데, 문제는 이들의 지역적인 특색이 겹치는 기존 구단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상주의 경우 다음 시즌 자동적으로 N리그로 강등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인구 비율조차 고려되지 않은 구단 출범은 더욱 K리그 구단별 평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야구의 경우 서울을 양분화해서 두산과 LG가 팬을 나눠가지고 있다. 물론 서울의 경우 성남 등 수도권 팀들이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팬을 끌어들이려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지역감정을 유발하지 않기에는 이러한 감정을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승리하게되면서 얻는 대리만족 또한 또 다른 축구의 매력이자 축구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잠시 폴란드와 독일의 2차대전 중 벌어진 죽음의 축구 경기를 다룬 만화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결국 '픽션'이라는 결론보다 그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어느정도의 픽션이 가미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한국이 일제치하에 있을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수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던 '경성 축구단'과 '평양 축구단'도 우리나라 축구의 한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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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루리웹)


물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대에도 이와 같은 지역감정의 충돌은 해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우선 같은 지역 라이벌전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맨체스터 더비'와 '밀라노 더비'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아는 것이기에 중략하더라도 가장 유명한 더비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역시 지역 감정의 대격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카탈루냐와 카스티야를 연고지로 한 지역 감정은 물론 1930년대 말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스페인을 무력으로 장악하며 발생한 지역간 분열 상황을 축구를 이용해 극대화시켜, 내전의 정당성을 찾으려 했고 이는 곧 레알 마드리드를 통해 바르셀로나를 억압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갈등은 증폭했고 두 팀의 대결은 독재와 억압에 맞선 저항의 충돌로 대변됐다. 프랑코 정권이 사라진 지금도 당시의 갈등은 서로를 향한 증오로 변해 엘 클라시코만이 가진 독특한 정치적 배경을 지니게 됐다. 시간이 흘러 정치적 대립이 흐려진 최근엔 두 팀의 상반된 팀 철학이 엘 클라시코를 통해 부딪히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미 많은 클럽들이 지역 더비가 벌어지고 있으며, 축구를 제외하더라도 국내에선 이미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도 유명한 롯데와 해태의 강력한 라이벌전이 존재한다. 야구의 경우 전남과 전북이 나뉘었던 쌍방울의 창립과 해체 기간을 빼면 전라도는 기아(前해태)가 차지했으며, 이들의 연고지는 현재 인천, 서울 3개팀, 부산, 전라, 대구, 충청으로 인구대비 적절하게 나뉘어져 있다. (강원도가 제외된 것이 조금 아쉽다.) 경상도가 부산과 대구로 양분화된 것을 빼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이 3개팀으로 나뉜 것이 전부일 뿐이다. 


하지만 축구의 경우 서울, 성남, 수원, 인천, 대전, 강원, 대구, 전북, 전남, 경남, 포항, 울산, 부산, 광주, 상주, 제주 총 16개 팀으로 지역과 인구대비 구단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평이 대다수이다. 게다가 인구밀집지역인 서울의 경우 FC서울이 독식하고 있는데 사실 이도 지리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은 탓에 서울 전지역의 팬들을 확보하지 못한다. 특히 강남3구의 경우 어느 팀의 마케팅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숭의구장을 새로지은 인천과 수원이 그나마 인구대비 많은 팬들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에 놓여있으며 대전과 강릉에 위치한 강원 역시 많은 팬을 불러들일 수 있는 조건이 좋다.

하지만 전라도의 경우 3개팀이 애매한 위치에 각각 자리를 잡고 있는데다가 그나마 인구 밀집도가 높은 광주는 구단을 신설하며 전남과 광주가 따로 나뉘는 이상한 상황이 되버렸다. 또한 경상도의 경우 대구, 울산, 포항, 부산, 상주, 경남까지 무려 6개의 팀이 도를 분할하고 있다. 야구가 두 개팀인 것에 비하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중 2002년 월드컵 이후 신설된 팀은 대구, 경남, 상주 3개팀으로 비록 상주가 군부대 소속으로 N리그로 강등된다해도 터무니없이 많은 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로인해 너무 많은 지역더비가 존재하며 팬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있으며, 많은 축구팬들이 무턱대고 만들어낸 더비들을 포함해 너무 많은 더비가 존재하고 있다. (참고= http://puture.tistory.com/120) 그리고 팬들은 연맹에게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며 만들어내라고 요구한다. 사실 이부분은 팬들이 만들어나가는 부분이라고 여기기에 크게 언급하고 싶지않다. 이미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찾아보면 많기도한데, 한국 스포츠 기자들이 원하는 것은 '감동'이 아닌 '이슈'라는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냈을 뿐이다.

 

(사진 출처=밍밍햄님 블로그)

'지역감정 조장을 지양한다' 말은 그럴듯 하지만 '지향하지만 않으면 되지 않나?'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한 필자의 추적은 결국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해석하는 몇몇 극성 누리꾼들을 포함한 몇몇 팬들과 이러한 축구계의 어쩌면 조금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 부분이 문제일 수도 있다. 이미 창설된 팀들을 억지로 해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인데다가 그들 나름대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K리그에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연맹에서 구단 신설 검토과정에서 당연히 이러한 점을 고려 안했다고 보긴 힘들겠지만 굳이 큰 밑그림조차 없다는 것을 이런식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었냐는 것이다. 

예컨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럽리그인 EPL의 경우 런던에만 4개의 프로팀(첼시, 아스날, 토트넘, 웨스트햄)이 경쟁 중이다. 물론 이는 인구가 그만큼 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자 수도에서 단 한개의 클럽만이 연고지로 삼고 있으며 그 전에 쓰던 국가대표팀 전용 경기장이던 잠실 주경기장은 현재 K3리그 (챌린져스 리그)의 서울 유나이티드가 사용 중이다. 근데 지방으로 갈 수록 더 많은 팀들이 생겨나고 있다. 관광지 중심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마련한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 경기장만을 탓하기에는 인천은 자신들의 힘으로 지었고, 성남은 K리그에서 가장 안좋다는 탄천구장을 쓰고 있다. (그 다음은 좌석수만 따지자면 경남이 사용중인 창원)

연맹이 아무리 2025년을 내다본 자신들의 제도적인 개혁을 아무리 발표한다한들 실제 그들이 돌이킬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었을지도 모르는 이러한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조차 고민하고 있지를 않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구단 수익이므로 구단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만 있는 것인가? 곰곰히 고민이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축구팬들이 생겨나고 사회적 문제인 인구과밀 현상이 해결된다면 말할 필요없이 해결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정부의 문제라고 꼬집을 수도, 서울로 몰려가는 국민들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다.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이러한 악순환의 시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관중 동원 관련 참고 보기
2011/12/25 - [Sports/Football] - K리그 최고의 팀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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