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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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계, 아니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강타했던 사건이라면 당연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AFC에서 K리그 구단들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3.5장으로 줄이며 포항 스틸러스가 촌부리와의 남은 한장을 걸고 경기를 치뤄야만 하는 곤경에 처하게됐다. 이러한 파장은 J리그도 긴장 상태에 빠지게 했고, K리그 외에 중국 슈퍼리그같은 해외 리그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농구 등 인기 스포츠 종목들은 모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걸로 모잘라 이 사건의 중심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실망감을 안겼던 최성국은 마케도니아로 진출하며 '명예'와 '봉사활동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챙겼다. 그리고 지난 15일 마케도이아 소속팀에서 데뷔전까지 치뤘다. 근데 이를 두고 최태욱이 최성국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SNS에 남겨 문제가 또 한번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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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이 100% 모두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일일히 따지고 보면 맞는 말도 있다. 자신의 죄는 생각치 못하고 남의 죄를 비난하는 자를 일깨워주는 요한 복음 8장 1-11절 까지의 내용을 인용했다. (원래 이는 요한 복음 고유 전승에 속하지 않고 공관복음이나 그와 유사한 전승에 속했던 사화로서 후에 요한복음의 현 위치에 삽입된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기독교인도 아니라서가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너그러운 용서와 죄없는 이만이 죄있는 자를 벌할 수 있다라는 말의 모순은 현시대상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어보인다.

죄의 경함과 중함은 어떤 이의 입장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자신과 가담한 사람들만이 피해를 본 것이 아니지 않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느닷없는 사건으로 2011시즌 그의 소속팀 외에도 많은 팀들이 주요 선수들의 공백을 맛볼수 밖에 없었던 데다가, 포항의 경우 타 구단보다 2주정도 일찍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실수'란 '모르고 저지른 잘못이다.' 그 파장과 피해가 충분히 예측되는 잘못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질렀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잘못'이라는 것이다. 

(사진 출처= 최태욱 선수 트위터

물론 이러한 사건때문에 선수를 죽음의 길로 몰아세우는 강경책이 미래를 위해서 선례로 남기려는 의지가 있어서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분명 최성국의 입장에서는 살기위한 발버둥임에는 분명하다. 최태욱의 말처럼 세아이를 두고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만하는데 축구밖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선수이다. 게다가 분명 그에겐 국내에서 축구와 관련된 모든 진로는 막힐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입장에서 최태욱이 가족을 언급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단순히 '의리'를 저버린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게다가 이러한 최태욱의 글에 소속팀 팬인 '수호신'을 포함해 다수의 축구팬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자신도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실수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라는 말 자체가 상당히 오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FC서울 팬존 게시판에 들어가면 우측 상단에 보이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최태욱 본인이다. 물론 같은 선수이니 선수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게 된다는 점 충분히 이해하지만 2000명에 가까운 팬들이 본인의 팬임을 자처하며 본인이 올리는 사소한 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고 있는데 그런 곳에 이런 형식의 글은 실망감만을 안겨주진 않을까?

하지만 분명한 점이라면 이러한 뜻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확대해석해서 그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선수가 아니냐고 헐뜯을 필요가 없음에도 무분별한 공격이 단행됐다. 물론 선수층이 선수끼리 이해해주고 용서해주는 마인드를 언제부터 뿌리 깊숙히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것들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연맹과 구단, 그리고 팬들이 아무리 K리그 발전을 꾀하고 개혁 의지를 높여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도 아무 소용없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도 그가 올렸던 단 하나의 글로 서울 게시판 뿐만 아니라 많은 커뮤니티들이 들끓고 있다는 점이 승부조작과 관련한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최태욱 선수는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바로 자신의 글을 삭제하고 30분에서 1시간 뒤에 해명의 글을 올렸다. 필자의 기대대로 빠른 시기에 그의 트윗은 삭제되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처음 글이 올라왔을 때 FC서울 팬들이 해명과 자체징계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SNS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및 교육을 의무화하길 권장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실제로 최태욱 본인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FC서울 구단과 팬들이 무더기로 욕먹고 있으니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치밀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어제 오후 3시쯤해서 올린 사과 글을 통해 단순히 그가 승부조작을 한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 아닌 축구 선수로서 앞서 필자가 언급했던대로 같은 축구선수로서 축구만을 알고 해온 사람이기에 그러한 글을 남겼다는 점이다.  

항상 이러한 문제를 두고 많은 이들이 대립을 이루게 된다. 공인으로서 혹은 프로로서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인감됨의 충돌이다. 대표적인 예가 얼마전 은퇴한 안정환 선수의 관중석 난입사건이 들어볼 수 있겠다. 역시 이와같은 사건이다 보니 대립과 의견 충돌은 불가피했다. 어떤 것이 먼저라고 누군가 정답과 길을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람마다 느끼는 사건에 대한 인식과 그 크기의 차이일뿐이다. 어떤 이의 말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이 사건과 더불어 이러한 찬반론이 분명한 사건에 대해서는 의견을 피력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분명 그의 잘못도 있었고 그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해'라는 것은 강요에 의해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점은 그 본인만이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알겠지만 그가 보인 글들을 보면 결국 그가 처음 올린 글에서 말했듯 그가 보인 이번 사건은 '실수'라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문자로 오고가는 대화는 어떤 이에게 오해를 사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대표팀에 다시 승선하며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최태욱이 그의 트윗터를 통해 함께 선발된 동료 선수들과 이야기했듯 이젠 SNS와 같은 공간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으로 K리그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서 한걸음 더 성숙해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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