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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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치 않은 기회에 프로덕트 오너라는 책을 추천 받아 이틀만에 완독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서점에 가면 늘 흔히 보이는 OKR이라던가 애자일 조직, 린 스타트업 등의 도서들은 기대와 달리 중간에 지쳐서 책을 덮은 적이 많아 이번에는 구매를 꺼렸던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상적인 이야기와는 판이하게 다른 현실 때문이었는데 특히나 top-down으로 기획 중심의 업무를 중요시 생각하는 조직에 있던 터라 더 그랬을지 모르겠다. 그러다 최근 이직을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조직에서의 나에 대한 존재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중간 중간 트위터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며 이야기 하던 구절들도 굉장히 와 닿았던 내용이 많아 어쩌면 단순히 나에 대한 회고 이상의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역시나 잘 쓰여진 책을 아침 점심 저녁 시간만 나면 틈틈이 읽어 이틀만에 전부 읽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553345?scode=032&OzSrank=1

 

프로덕트 오너

왜 하버드 MBA 졸업생들이 프로덕트 오너가 되려 하는가?프로덕트 오너가 하는 일과 필요한 자질은?지금 글로벌 IT 기업들은 PO 영입 전쟁 중이다!쿠팡의 프로덕트 오너가 말하는,감동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대원칙아마존 프라임, 넷플릭스 추천 로직, 타다 차량 호출 서비스, CGV 영화 예매, 카카오 페이 결제… 우리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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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자기계발 서적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재밌는 수필집 같았다. 저자 본인의 사례와 케이스를 단순히 열거하고 설명하는 형식이 아니라 다른 이와의 대화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면서 프로덕트 오너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충분히 잘 표현하고 있었다. 사실 프로덕트 오너를 이야기할 때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그래서 프로덕트 오너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며 R&R을 물어올 때이고 이 책에서도 이런 부분이 언급되어 있다. 사실 프로덕트 오너는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그게 팀장이 하는 일과 무슨 차이냐며 묻기도 하며 오히려 실무적인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며 평가절하 받기도 한다. 다소 나이브하게 표현하는 이들은 프로덕트 오너는 기획자도 아닌 관리자도 아닌 애매모호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시선의 차이이지만 나 역시 나 자신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기에 크게 반감을 느끼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기획자 무용론이 여기저기 퍼지기 시작할 때에도 의문을 가졌던 것은 결국 모두가 기획을 나눠서 하는 것 뿐이라는 느낌이었고 그 일이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을 뿐 누군가는 자신의 일에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어느정도 성숙하기 시작한 조직일 수록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이때 각자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영역에서만 집중할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다른 이들과의 협업을 넘어 다른 사업과 전혀 다른 영역에서 일을 하는 사람과의 소통을 할 때 서로 가지고 있는 백그라운드가 다르고 지식의 깊이와 방향이 다르기에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전략적 방향 선택의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럴 때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거나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에 전문가가 모두 참석하지 않도록 하여 전문가는 전문적인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프로덕트 오너가 수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조직 내부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개인과 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스크럼)에서도 프로덕트 오너의 리더십과 행동은 빛을 발한다. 

 

이게 과연 한 사람의 인건비를 투영할 만큼의 일이냐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간단치 않은 일이다. 다소 극단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예를 들어 간단한 개발 주기를 하나를 예로 들어보면 쉽다. 기획자가 기획서를 작성하고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면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며 빈 공간이 있는 영역들을 메꾸기 시작할 것이다. 다만 이렇게 진행하다가 아리송한 부분들은 기획자에게 묻고 답을 구해 디자인을 완성하게 되는데 완성된 디자인을 개발자와 공유하며 개발이 시작되면 이것저것 문제가 되는 요소들이 나타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버스 피드백이 시작되면 디자이너도 기획자도 서로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과거의 일로 회귀되어 일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올 스톱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점진적으로 단계가 진행될 때 전체 개발 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가 없게끔 완성도가 더 높아지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각자 자신의 일에만 버티컬하게 접근하고 생각하면 이런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때 프로덕트 오너는 모든 문서를 확인하고 검수하며 다음 스탭에서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고도화를 제안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해야 하며 다음 단계로 진행되며 각자의 업무에 문제가 없고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걸어다니는 정책서가 되어야 하기도 한다. 단 1분의 낭비조차 허락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기도 한 셈이다. 이런 절약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프로덕트 오너의 존재인 셈이기도 하다. 프로덕트 오너는 다시 말해 조직과 제품의 성장을 가속화, 최적화 하는 사람이고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며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에 따라 산출물을 만들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어떤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우선순위화하고 모든 문제와 요구사항을 명확화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이전 직장에서 프로덕트 오너로, 여러 도전과 경험을 하고 또 다른 조직으로 이직을 하며 프로덕트 오너로 또 다른 도전을 함에 있어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조직이 프로덕트 오너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니즈를 갖는지 였다. 사실 프로덕트 오너는 세상에 많지 않고 내가 그렇진 않지만 이 책의 저자와 같은 프로덕트 오너를 양성하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렵다. 게다가 프로덕트 오너는 기본적으로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과 권한을 줌에 있어 프로덕트 오너를 이해할 수도 있어야 한다. 당연히 자신의 성장과 시간을 낭비하는 조직에서는 적응 보다는 빠르게 다시 변화하는 선택에 거침없기도 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이런 책을 읽고 있으면 좋겠다 해서 채용하는 것이 아닌 필요성이 명확하고 확실한 권한과 책임을 줄 수 있는 곳에서 그런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뽑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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