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전념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내와 함께 키우는 우리 아이라는 생각도 들고 올바로 알지 않고 무턱대고 내가 경험하고 내가 알고 있다고 믿는 교육을 아내와 아이에게 강요하면 사실 부부싸움만 나지 별달리 좋을게 없을 것 같아서 틈만 나면 육아, 훈육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던게 이젠 습관이 되어 유아교육과 재학 중인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 어쩌면 학위논문 작성할 때보다 더 많은 자료를 찾고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찾아본 것 같다.
사실 육아와 관련해서 힘들고 지치기도 하고 자책감도 많이 느껴서 이리저리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다니시는 분들이 많은데 조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육아에 정답은 없고 모든게 전부 케바케(Case by Case)라서 당신은 충분히 잘 하고 있는거고 정답은 당신이 지금 하는 것처럼 정성과 노력으로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에 있다는 것이다. 말도 안된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육아와 관련해서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하지만 심리학계에서 최근 가장 이슈가 되었던 주디스 리치 해리스(Judith Rich Harris)의 '양육가설' (The Nurture Assumption)만 보더라도 부모가 아동 발달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1998년에는 '아동 환경은 어디에 있는가?' (Where is the Child's Environment?)라는 논문으로 조지 A. 밀러상도 수상했다. 어쩌면 부모의 유아 교육과 관련된 모든 학문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전적으로 하나만 맹신하는게 가장 잘못된 것이니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은 아이 수면 교육에 꽤나 애를 먹었고 지금도 잠들기를 거부하지만 그래도 수면 패턴을 잘 맞춰 놓은 상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면서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부부가 합심해서 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대표적으로 안아서 재우지 않고 스스로 누워서 자게 한다던가 모유 수유를 하며 잠들지 않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엄마가 해야하는 역할도 분명하지만 아빠가 해주어야 하는 일들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밤잠 재울 때 엄마는 나가있고 나 혼자 아이와 방에 들어가서 놀아주면서 재우기 부터 안고 있다가 졸면 내려놓는 식으로 이틀을 초기 교육에 매진했다. 물론 일주일정도 적응기가 필요하긴 했지만 주변 사람은 당연하고 괜찮다고 판단하는 것들이 엄마에게는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아이 역시 엄마에게 더 의존적이고 도와달라 때 쓰기 쉽다.
어쨋든 시간이 흘러 흘러 아직도 간 되지 않은 음식을 먹는 우리 딸이 조금씩 이상한 행동을 보이더니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만 하는 성격이 되어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조금씩 그럴 때는 있었지만 이젠 매사에 그런다고 느껴질 만큼 번져나갔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이겠거니 싶으면서도 가끔은 위험한 놀이(?)에 도전하는 아이를 보면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여기서부터 또 중요한 것이 결국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다쳐봐야 안다고 놔둘테고 어떤 이들은 옆에서 조심히 지켜줄거고 어떤 이들은 하지 말라고 힘으로 떼어놓을 수도 있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아이가 자꾸 눈을 찌르려 한다고 유아 심리학 전공의에게 물어보고 답변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여기에 착안해서 위험한 놀이를 하려고 할 때는 '너 위험한 짓을 하고 있어!' 라는 것은 확실히 표현(표현 방식은 여태까지 육아해오면서 모두가 다 다르니..)해주고 다른 장난감으로 시선과 관심을 끌어서 안전한 놀이를 할 수 있게 해주면서 말로 꼭 설명해주고 있다. 아이가 말은 못해도 18개월 쯤 되면 대충 말귀는 다 알아듣고 있고 사람들의 말의 인과관계를 어느정도 이해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몸짓을 보태서 설명해주면 아이들은 잽싸게 이해한다. 물론 진짜 막강한 아이는 엄청난 속도로 다쳐버리곤 하지만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라고 생각하면 그것 역시 나쁜 성격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놀이의 방법도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출생의 순서도 부모의 교육도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사회에서의 역할이다. 이 아이가 지금 우리 집에서는 재롱둥이고 부모랑 있으니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 아이지만 인형놀이를 시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8개월 때의 아이에게 가장 권하는 놀이법 중 하나가 인형놀이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애착인형이 아니어도 좋다. 어느 순간 아이가 인형을 자기 동생 또는 자기 자식처럼 돌보고 재우고 먹이고 양치질 시키려 한다. 우리 아이는 딸이라 그 모습이 귀여웠지만 주변에 남자아이를 키우는 사람 말로는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하기도 한다. 남자아이는 로봇이나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걸로 생각했다 하는데 아이에게 장난감과 놀이는 교육과 체험의 장이다. 굳이 어릴 때부터 성별을 구분해서 노는 방법을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이가 인형의 옷을 입히기도 하고 밥도 먹이고 미끄럼틀도 태우고 흔들목마도 태우는 것을 통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으며 자신의 또래(인형)와의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법을 비교적 피해가 적은 (사람처럼 다치지 않는 인형이니) 대상과의 놀이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인 것이다.
물론 어떤 아이는 인형이 아닌 다른 대상과 학습하기도 하고 스스로 다쳐보기도 하면서 배우기도 한다. 이 역시 앞서 계속해서 언급했듯이 정도란 없다. 인간의 뇌는 결국 경험을 통해 학습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하려 하고 이를 통해 학습하고 있는 과정은 굳이 막을 필요도 없다. 다만 올바른 경험과 학습을 위해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고 굳이 다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은 간접경험으로 배워나가는 정도로 제한시켜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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