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이 피할 수록 좋은 회사 유형

많은 회사를 경험 해보지 못했으나 위계적인 조직에서 수평적인 조직, 스타트업처럼 다이내믹하기도 하고 정적이기도 했던 흔히 말하는 ㅈ소기업까지 경험담을 토대로 피하면 좋은 회사를 골랐다. (특히 PM이나 PO 입장에서)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좋고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모두 추구하는 분에게 좀 더 맞을 거라고 예상된다.

 

넌 시키는 거나 해

사실 이건 면접 때 뉘앙스를 통해 고압적인지 파악할 수 있으면 회사가 좋더라도 거르는 것이 좋다. 특히나 같은 회사더라도 부서마다 팀마다 저마다 다른 조직 문화와 업무 특성을 갖기 때문에 이런 고압적인 태도가 있는 상사나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상당히 피곤하다. 특히 수평적인 조직에서의 PM은 단순히 내 업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함과 동시에 함께 일하는 메이커들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끔 동의를 구하는 일도 계속해서 일어나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이 일이 왜 필요한 것이고 이 일을 왜 하는지 알리고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지지와 도움을 얻어 새로운 곳으로 이끄는 선장이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셈이다. 근데 이런 곳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일이 가끔은 다크 넛지로 서비스의 품질을 낮추는 것 처럼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프로덕트의 성장에는 단순히 사용자의 편의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이유를 불문하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조직 문화에서는 우리가 제품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우리에게 없기에 일을 능률적으로 하거나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 이 말은 제품의 성장에 기쁨을 느끼기도 어렵고 온전히 제품의 성장 보다는 지시하는 사람의 애완견으로 길들여지기 좋은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 위계적인 곳이라고 해도 이 일이 필요한 이유를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과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된다. 반면 이유도 모른채 하는 일은 성공하더라도 왜 성공했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실패해도 왜 실패했는지 모른다. 즉 리뷰나 회고를 통한 자기 성장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를 갖게된다.

 

당장 먹고는 살아야지

회사의 먹거리를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는 멋진 곳도 있겠지만 여기서의 의미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제품과 조직의 중장기적인 성장(아니 사실 단기적인 성장도 포함)보다는 지금 당장의 돈에 집중하게끔 구성원들의 눈을 가리는 행위를 하는 곳은 꼭 피해야 한다. 물론 어차피 기술 개발 할 것이라면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는 외주를 받아서 돈을 받아가며 우리 일을 하는 셈 칠 수 있고 정부 지원사업이나 과제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감상에 젖으면 제품의 성장이나 시장에서의 평가보다 과제를 통한 인건비 수급을 더 급하고 달콤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제품과는 필요없는 일들을 당장의 돈 때문에 하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과제는 결국 평가지표를 설정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중간에 자질 구레한 시장 대응과 변경들이 쌓이면 목표 결과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될 수 있기에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곳은 더 좋은 방향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과제라는 괴상한 목표때문에 전혀 상관없는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들을 부르는데 과제 때문에 불필요한 A의 일을 해야 한다. 고 말을 하는 PM이 되는 순간 나도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 이해타산에 맞춰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제품과 구성원, 그리고 PM으로서의 스스로도 성장과는 거리가 먼 선택들이 쌓여가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돈 하나를 위해 제품과 나, 구성원들의 시간 쯤이야 고려하지 않는 PM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지금의 프로젝트만 신경쓸 것인가? 프로덕트의 성장에 집중할 것인가는 완전히 다른 차이이다.

 

2019/08/22 -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르다!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르다!

쟤는 개발자잖아~

개발자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특수한 스킬을 가진 모든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구분부터 짓는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개발자도 제품의 성장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프로 정신은 다 있다고 본다. 다만 이 갈증을, 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과 구사하는 기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어쩌면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기획자 무용론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기획자 무용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비스 마인드의 문제를 넘어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의 우선순위를 나누고 비즈니스와 제품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고되고 굉장히 광범위하며 많은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PO와 PM의 역할과 가치 평가가 다시 되고 있는 것을 반겨야 하는데 뜬금없이 개발자들은 마치 서비스나 비즈니스에는 관심없고 그저 클린 코드에 목숨 거는 사람 취급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대화조차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필자도 개발을 하다보면 과몰입을 자주 경험하며 가끔은 제품 전략을 나의 편의에 맞춘다거나 코드의 완성도에 더 목숨을 거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게 전체적인 제품 개발의 라이프 사이클에서는 좋은 영향을 못 줄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해주고 끊임없이 좋은 코드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이 제품이 계속 될 수 있으며 훗날 더 높은 수준으로의 고도화 또는 피봇을 강행할 때도 더 낮은 수준의 노력과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 즉 그들의 의견이 다소 협의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절대 개발자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개발자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이 자연스러운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코드의 품질을 말하며 제품의 사용성이나 스프린트의 목적에 계속된 태클을 건다면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반대로 그 말을 하며 제품과 시장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 역시 본인의 책임이자 그가 자신의 분야에 프로 정신을 얼마나 갖고 있냐의 문제이지 개발자가 하는 말이 모두 편협하다고 입에 담는 것은 제품에 대한 식견과 애정이 그정도일 뿐이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내가 리드하고 있는 제품과 함께 하는(혹은 함께 할) 동료에 대해 함부로 입에 담고 그들의 실력을 낮추는 곳이라면 제품도 뻔할 수 밖에 없다.

 

누가 그랬어?

가장 저열하고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게 조직에서 하나의 사고를 경험했을 때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 조직의 문제나 앞으로의 대응보다 개인의 잘못을 찾고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특히 PM은 그 타깃이 되기 굉장히 좋은 자리에 있으며 평소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자리이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만큼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도 편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 많은 실험에서 성공하는 실험이 몇 안되고 성공한 제품이 몇 안되며 매일 바뀌는 시장에서 치열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에게 조직이 그 책임을 묻는 일 밖에 할 수 없다면 PM을 떠나 어떤 구성원이 성장을 위해 도전하려고 할지 모르겠다. 명백히 개인이 잘못하는 경우 외에 사소한 문제에도 개인을 부르고 이리저리 툭 하면 호출하는 상사가 있다면 그 상사는 '관리'를 '감시'로 일을 '보고'와 '지시'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왜 뽑아? (왜 나갔어?)

사람을 뽑는데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하면 너보다 잘 하는 사람을 왜 뽑냐는 의구심을 갖는 조직의 분위기라면 여지없이 떠나도 된다. 능력이 있고 실력이 출중한 사람이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인데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을 뽑음으로 내 자리가 위태롭다는 생각부터 한다면 그 곳은 온갖 정치질이 난무하고 성장보다 생존에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너무 간단한 문제이다. 당신은 성장하기 위해 입사하려고 하는가? 생존하려고 입사하는가?

 

반대로 퇴사하는 직원의 뒤통수에 대고 험담을 뱉는 곳도 바로 나가는 것이 좋다. 어차피 퇴사하면 욕 먹는 건데 더 늦출 필요가 전혀 없다. 퇴사하고도 추천하고 싶은 회사가 될 마음도 없고 사람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인재가 있기에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으면 회사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