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준비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여유랄 것도 아니지만 지인 추천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곳이 있는데 나는 지인 추천으로 진행 중인 곳이 있으면 추가로 다른 곳에 지원하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추천해준 지인에게도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차 인터뷰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이제 내 손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퇴사를 앞두고 더 늦기 전에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퇴사 결정은 100% 자의였으나 타인에 의해 괴로움을 느껴야 했고, 타인에 의해 불행함을 느꼈다. 그리고 타인에게 얼마나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삶인지 알고 나니, 이제 조금 더 내 삶의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가족들이 곁에 있으니 더 이 기간이 고통스럽다. 지난 일은 떠오르면 화만 날 뿐이고 어떤 걸 준비해볼까 고민했다.
고가의 물건을 파는 것도 경험해봤고, IT 제품을 만들며 판매하는 것도 해봤고, B2C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자를 끌어 모으는 것도 해봤다. 근데 내 적성에는 B2B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내 적성에 안맞다기 보다 지금 내수 시장을 생각했을 때 적절한 접근법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내수 경제가 개박살 나는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가끔씩 취미처럼 작업하면서 사람들이 구매해주면 고맙고 잘 쓸 만한 그런 제품을 만들어 실제로 결제까지 연동시켜놓고 싶다. 막상 하려고 보니 인프라는 해본 적이 없으니 더 두려움이 많다. 예전에 내 트리를 꾸며줘라는 프로젝트를 하던 팀에서 DDOS 공격까지 당해 과금을 엄청나게 해야 했던 사건도 떠올랐다. 일단 프리티어로 EC2 올리고 조금만 돈이 과금되어도 알림이 오도록 GCP와 AWS 모두 설정했다. GCP는 사실 Firebase 때문인데, 인증의 간편함 등 firebase가 훨씬 수월할 것 같아서 일단 firebase로 올렸다.
피그마는 없고 Sketch 라이센스가 있어서 오랜만에 디자인도 해보고 하나씩 작업을 해나갔다.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MVP와 기획안을 가지고 그려나가면서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커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Node.js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구성을 모두 하기로 하고 빠르게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어차피 사용자가 없으면 의미도 없으니.. 개발을 하다보니 생각이 바뀌는 것들도 생기고 CDN을 사용하고 안해본 것들을 조금씩 넣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지체되고 있다. (목표는 1주만에 해보는 거였는데...) 일단 핵심 기능이라고 생각한 2가지 기능 중 한가지 기능은 구현이 어느정도 끝났으니 구독 결제가 되는 PG 연결해보고 그 다음에 나머지 한가지 기능을 만들려고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조금씩이라도 돈이 들어오면 우리 가족 옷이라도 한벌 사입히거나 저축해서 대학 등록금 정도는 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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