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article thumbnail
‘2011-12 잉글리시 FA컵’ 32강전에서 리버풀에 1-2로 무릎을 꿇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가장 큰 원흉으로 지목했던 선수는 다름아닌 데헤아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에서는 데 헤아의 천부적인 반사 신경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큰 키(192cm)와 어울리지 않게 공중볼 처리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데 헤아는 올 시즌 주로 ‘고공 폭격’에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로그인 필요없는 클릭!!
여러분의 추천이 큰 힘이됩니다^^


어떤 이들은 데헤아의 이와 같은 단점들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올 시즌이 끝나고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예정인 데 헤아는 매 경기 콘택트렌즈를 끼고 나오지만, 밝은 조명으로 둘러싸인 야간경기에선 공중볼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렌즈를 낀 눈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긴 팔 털보' 데 헤아는 박지성 선수가 2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세운 지난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서 열린 첼시와의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 3:3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자신을 둘러싼 영국언론의 자질 재검증 목소리를 일단 잠재웠다. 그리고 오늘 열린 노리치 전에서 노리치 역시 당연하다는 듯 측면을 통한 공중 경합을 유도하는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전반 초반 노리치의 1:1기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측면 크로스에 이은 공격 찬스를 안전하게 막아내며 그 동안 그를 괴롭혔던 자질 문제설을 일축시켰다. 당시 잉글랜드에서는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맨유 구단 측도 데 헤아 보호에 나섰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주위 사람들은 데 헤아가 실패하길 바라는 것 같다. 이제 막 20살에 불과한 청년이고, 스페인과 환경이 전혀 다른 잉글랜드에 왔다”면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데 헤아의 동료 선수들도 “데 헤아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보호해줘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비난은 아직 불안정하고 미성숙한 그를 더욱 위축시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67분 상대의 크로스를 멋지게 공중에서 다이빙하며 잡아내는 장면에서는 해설자들도 그의 변화에 놀라며 달라진 그의 모습과 플레이에 칭찬을 거듭했다. 어떤 팬들에겐 '데 장애인' 이라고도 불리는 그는 70분 이후에 결정적인 실수를 자주하며 경기 후반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앞서 필자가 언급했던 첼시전 경기 종료 후 퍼거슨 감독은 "데 헤아의 재능을 보고 적어도 3~4년은 지켜봐야 한다"며 "첼시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드러냈다“며 흡족해 했다. 그리고 그러한 감독의 칭찬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번 노리치전에서 수차례 선방해냈다. 물론 노리치의 유효슈팅 자체가 적었고 맨유의 공격 시도 수에 비해 적었기에 데헤아의 선방쇼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경기였지만 골킥에서의 몇개의 실수를 제외하면 특별한 실수는 없었다. 특히나 82분 밀 브라운의 슛을 정확하게 막아낸 그는 코너킥 장면에서도 잘 처리해냈으나 그란트 홀트의 구석으로 가는 슛을 막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 골 장면은 단순히 데 헤아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맨유 수비진들이 집중력을 잃으며 적절한 헤딩 경합이 없었고 상대의 슛을 막기 위해 육탄 방어라도 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 날 승부는 양팀의 전력차가 현저했음을 반영하듯 맨유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루어지다 싶이 했으며 노리치는 마땅한 공격 전개를 펼치기 버거워 보였다. 허리에서부터 시작하는 패스 전개가 노리치와 맨유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이와 같은 경기가 이루어졌다.  노리치는 맨유의 촘촘한 수비와 허리를 공략하지 못 하는 모양이였고 공을 잡아도 역습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단순한 공격 전개로만 이루어졌다. 노리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양상이었다.

골 장면은 시작한지 6분만에 레전드 폴 스콜스의 이마에서 나왔다. 2선 침투를 하던 그가 나니의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대며 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언론은 스콜스의 골에만 집중했다. 물론 이날 9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긱스와 스콜스가 보여준 퍼기의 노장들의 노련미는 당연 돋보일 수 밖에 없었지만 이 날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루니가 빠진 맨유의 공격력은 날카로움과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교체명단에 포함된 박지성의 출전이 기대됐지만 62분 치차리토를 빼고 애슐리 영을 투입하며 허리와 측면의 수비가담을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82분 밀 브라운의 슛이 골망을 흔들며 1:1로 균형을 잡았다. 다급해진 맨유와 노리치는 이후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이 날 가장 재밌는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900경기 출전에서 추가시간 1분에 애슐리 영의 크로스를 골로 만들어내며 자신의 기록의 축포를 쏘아올린 긱스가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드라마틱했다. 경기가 끝난 후 모든 언론들은 긱스의 900경기 출전 자축골과 스콜스의 선제골을 기리며 노장들이 맨유를 구했다고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비록 한 골을 실점했지만 최고의 선방을 보인 이 날 최고 수훈은 데 헤아가 아닐까 싶다. 물론 긱스의 활약은 대단할 수 밖에 없었고, 마치 드라마같은 장면을 연출해내는 맨유지만 늘 숨겨진 곳에서 활약하는 수비수와 골키퍼, 그리고 실점 상황에서 많은 선방을 보인 데 헤아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profile

신사(SinSa)

@신사(SinSa)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