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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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이 증가하고 많은 기능이 늘어나면 처리 능력 향상을 위해 인프라 확장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때 선택이 필요한게 스케일 아웃과 스케일 업이다. 스케일 아웃은 복수의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고 스케일 업은 서버 그 자체를 증강하는 것이다. 상황과 필요한 기능에 따라 선택되는데 IT기업의 조직 문화에서도 스케일업과 스케일 아웃을 선택하게된다. 특히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속에서 조직의 규모와 서비스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조직문화에 알맞게 체질의 변화를 주던 그 문화를 유지하며 변화를 주던 스케일업 또는 스케일 아웃을 선택하게 된다. 조금 더 매크로한 관점에서는 계열사를 나눈다거나 스핀오프 한다거나 하는 것들도 포함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작은 조직이 점점 커지는 모습 안으로 제한적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개발자 만큼이나 찾기 어려운 프로덕트 오너 찾기때문이다. 특히 Cross-functional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게 메이커들의 실력과 mini-CEO라고 불리는 PO의 역량이다. 근데 이런 PO를 찾는게 쉽지 않다. 기술적으로 공감하고 문제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으면서 감각이나 데이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야 한다. 분석적인 마인드를 넘어서는 포용적인 리더십까지 요구한다. 그렇다보니 PO에게 요구되는 내용들을 정리하면 말도 안된다고 느껴지거나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2021.09.06 - [프로덕트 오너의 삶] - 좋은 프로덕트 오너는 어떤 사람일까?

 

좋은 프로덕트 오너는 어떤 사람일까?

이전에 내 개인의 커리어를 고민할 때보다 스킬이나 '좋은'에 대한 기준에 대해 요즘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좋은 PO를 영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내부에서도 주니어 레벨부터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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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포티파이 모델과 같은 대표적인 교차기능조직에서는 PO의 물리적인 부하로 인해 적절한 스케일 아웃이 힘든 케이스가 많고, 그렇다 보니 워커홀릭의 대명사인 PO에게 더 많은 부하를 안기게 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PO가 서비스 기획자나 프로젝트 매니저와는 결이 다른 하나는 상당히 제너럴한 영역에서 동료들의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건데, 보통 기획팀 팀장급 정도의 리더십까지 요구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많이 찾는게 스타트업 경험이 있거나 창업 경험이 있는 스트리트 스마터를 찾는다. 근데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멀리 글로벌 기업까지 생각하지 말고 토스처럼 점프업을 수시로 하는 조직을 떠올려보면 스케일 아웃을 전제로 성장에 대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토스 뱅크, 토스 증권 등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토스 코어는 더 굳건한 슈퍼앱을 제공하기 위해 코어의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 각각의 조직을 다시 트라이브라고 봤을 때 잘 모르지만 아마 한 공간에서 일 하는 100명 이하의 트라이브와 넉넉하게 6인 정도 되는 사일로(토스는 스쿼드를 사일로라고 부른다.)로 나누면 15~17 사이의 사일로가 나온다. 사일로 한 곳에 PO 한명이라고 가정하면 한 트라이브에 적어도 15명 정도의 PO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15명이 뭐가 많아?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임파워먼트가 강하고 가장 높은 수준의 위임을 받게 될 PO의 부담과 필요로 하는 스킬들을 고려하면 이런 사람 15명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이들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 높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 높아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마켓의 니즈를 제품에 잘 녹이기 위해 무수하게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리드하고 중심을 잡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PL의 의사결정이 아닌 온전히 본인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하며 실패보다 성공을 향해 나의 팀원들의 얼라인도 잘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 15명을 모은다는 것은 개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조직이, 동료가 완전하게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신뢰에는 실제 경험도 있겠지만 스크리닝에는 많은 요소들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괴상한 기준을 가진 동료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 쿠팡에서 일하는 이들은 PO를 빗대어 엘리트 집단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더라..

 

아이러니하게도 비용을 지불하면 증설할 수 있는 서버와 다르게 PO에게는 희소성이라는 가치 마저 붙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럴 때 조직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업계 최고의 연봉을 제시하며 희소성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방법, 스케일 아웃을 포기하고 스케일업 구조로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 스케일업으로 하게되면 PO에게 요구됐던 에스컬레이션 비용이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각 기능 조직의 장이나 대표에게 분산될테니 어쩌면 가장 현실적으로 많이 선택하게 되는 방식이지 않나 싶다. 물론 그렇게 되면 교차기능조직으로 유지하며 가졌던 장점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어떤 곳은 투자를 받아서 스케일 아웃이 안되니 스케일업 하는 느낌으로 야금야금 채용하며 스케일 아웃을 준비하기도 한다. 사실 누구에게나 완벽한 계획은 있다. 이러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정작 그 상황이 되면 무슨 일인지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 특히나 인재영입은 운명의 영역이기도 하니...

 

그래서 지금 우리 조직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나열하고 가장 이상적인 방향을 선택하고 지금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부터 진행하는 것이 좋다. 결국 조직문화라는 것도 정답이 없고 진화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스가 하니까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게 우리에게도 정답일리는 없다. 물론 오답일리도 없다. 조직문화도 스타트업이 가설에 도전하듯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하며 PMF(Product Market Fit)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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