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article thumbnail
Published 2023. 8. 15. 09:35
러브드를 읽고 잡념과 생각

사랑받는 제품을 만드는 실리콘밸리 마케팅 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은 러브드라는 책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회사에 도서구매 신청하고 책을 받았다. 책을 요즘 워낙 읽을 시간이 나지 않아서 책 한권 읽는데에 너무 오래 걸려 구매하지 않았던 건데 막상 살 때는 어릴 때 서점에서 책 읽듯이 속독으로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샀다. 어릴 때 3년 정도 속독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 그때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기도 했다. 안읽을까봐 돈 아까워서 못 읽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믿는 것도 있었다.

 

책이 도착한지 30분 만에 1/3을 읽었다. 나머지 2/3은 그날 저녁에 다 읽었다.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에어비앤비는 합친 두 포지션인 PM(Product Manager)과 PMM(Product Marketing Manager)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 두 포지션이 협업하는 방법도 나열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된 방법론, 열거된 규칙, 업무를 위한 툴킷들을 언급하기 보다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 중 내가 생각하게 됐던 것들에 포커스를 맞추어 갈무리하려고 쓰는 글이다. 러브드의 내용이나 평론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0227845

 

러브드 - 예스24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드롭박스, 세일즈포스 같은 IT 선도 기업은 프로덕트 마케팅을 어떻게 할까? 최고의 제품이라고 항상 시장에서 인

www.yes24.com

 

내가 이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on1을 요청한 마케팅팀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며 내게 요구했던 건 어떤 기능을 만들면 마케터가 홍보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즉 제품의 기능을 소재로 한 마케팅을 태우고 그 마케팅의 결과물로 더 많은 인플로우를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의 본질과는 약간 다른 듯 했다. 우리가 마케팅을 하기 위해 제품이 분명 중심에 서서 포지셔닝도 하고 마케팅 믹스에 대해 고민하고 전략을 세우지만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팅은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케팅은 단순히 있는 제품을 시장에 들고 나가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세일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시장의 목소리를 제품에 전달하기도 하고 제품이 고객에게 말하고 싶은 것들을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품이 고객의 수요를 적절히 해결해주지 못하고 다른 길로 간다면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있다는 소리다. 이 책에서는 PMM에게 그러한 것들을 포함해 마케팅 전반에 대한 역량을 요구한다. 특히 그 역량에 중요한 파트가 다른 담당자들과의 협업이 제일 먼저 나오는데 이 파트의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전에 인스파이어드와 임파워드의 저자가 썼던 책이라 그런지 PM/PO 커뮤니티에서 먼저 바이럴이 됐다. 근데 이 부분도 한번 짚고 넘어가면 좋을 듯 하다. 얼마 전 피그마 컨퍼런스(CONFIG)에 에어비앤비 CEO가 나와서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는데 이게 한동안 화두였던 적이 있다.

 

“더 이상 에어비앤비에 PM은 없다.”

 

사실 그 맥락을 파고 들어가면 전통적으로 제품만 담당하는 PM이 없다는 의미이고 Product Manager와 Product Marketing Manager의 직무를 합쳤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일하는 조직을 살펴보면 애플이 PM에게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요즘의 애플도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제품 영역에서 개발 단계를 제외하고 굳이 나누자면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고객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Product Planning
  • 비즈니스 가치에 보다 포커스를 두는 Product Marketing
  • 그리고 이 둘을 모두 챙기는 Product Management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PM이 시장의 기회와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디자이너는 멋진 제품으로 고객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애플도 이렇게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토스가 이렇게 일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조직들에게는 이 책은 없는 포지션을 위한 책이 되는 셈이다. 당장에도 이 책에서 말하는 직무명에 완벽하게 알맞지 않다.참고로 이 직함이나 직무명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 좋다. 회사마다 어떤 롤을 어떤 직무가 하는 지도 모두 다르기도 하고 PM이냐 PO냐의 이젠 오래된 설전도 의미 없어진지 오래다. 어쨋든 그러한 이유로 위에서 분류한 것을 기준으로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되 각자 자기 조직의 정서를 이해하며 해석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profile

신사(SinSa)

@신사(SinSa)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