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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기획직군의 좋은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에 대한 생각을 쓴 적 있다. 사실 나는 2장 내외의 이력서면 충분히 PO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굉장히 빠르게 실험하고 러닝하면서 유연하게 다음 스탭을 밟는 시대에서는 얼마나 좋은 레슨런을 얻고 다음 단계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서가 있으면 더 판가름하기 좋고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정성이 보이기도 하다. 근데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서가 이력서를 뒤집을 정도로 반전을 가진 적보다 오히려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서에 디테일하게 적힌 내용들을 보며 오해하거나 해석이 안되어 답답함이 느껴진 경험이 더 많다.

 

2023.08.10 - [생각과 경험] - 기획직군의 좋은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기획직군의 좋은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매니저를 포함한 기획 직군의 경우 다른 직군과 달리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어렵다. 포트폴리오 자체가 나의 능력으로 비춰지기 어렵기도 하고,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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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마다 포트폴리오를 기본 서류로 하거나 경력기술서를 요구하는 곳이 있고 평가자에 따라서는 이력서는 CV 훑듯 보고 바로 포트폴리오부터 켜는 평가자도 있다고 들었다. 나도 이직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있어서 준비했었지만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보는 기업에서 끝까지 나의 선택까지 이어져 좋은 결과가 있었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 정답은 없지만 확실히 JD와 서류평가 과정만 보더라도 이 기업은 나와 fit이 어느정도일지 바로 가늠할 수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경험을 살려 구분지어보면 좋은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에서는 기본적으로 기여도와 내가 작업한 결과물을 요구한다. 이런 기업에서 일 해본 기억이 이제 너무 오래되어 잘 알 수 없지만 목적조직이라고 표시 되어 있어도 정작 기능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경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뭔가 잘 맞지 않고 마음이 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일단 내가 기여도를 확인하고 싶을 때는 동일한 직군의 사람이 여럿 투입된 프로젝트일 때 지원자가 한 일만 순수하게 구분하여 평가하고 싶을 때인데 목적조직에서는 보통 해당 직무를 하는 사람이 한명이니까 기여도는 당연히 100%이다. 근데 목적조직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면 결과물 자체가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여도는 다른 직군과 나눠가져야 하나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애초에 이런 형태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일한 사람에게 기여도와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지원자는 지원하면서 장애물을 만난 기분이다.

 

이력서 2페이지가 내가 했던 프로젝트를 모두 나열하기엔 어렵기 때문에 보통 임팩트가 있던 실험과 수치 위주로 작성한다. 그리고 실패한 경험이든 성공한 경험이든 내가 배운 점들과 프로젝트들에 대해 설명하고 싶으면 경력기술서에 더 넣으면 그만이다. 그게 시각적으로 눈길을 끄는 포트폴리오여야만 할 이유는 없다. PO는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시각적인 것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시각적인 걸 꾸미고 대화를 준비할 시간에 빨리 전문가들과 대화하고 시작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력서 2페이지로 자기 자신을 잘 드러내고 마음을 끄는 지원자에게 더 눈이 간다. 물론 이력서가 매력적이었다고 해도 만나보면 실망스러운 경험이 더 많지만 반대로 이력서 2페이지에 담을 만한 커리어를 쌓으려고 한다는건 멋지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서 이력서 2페이지에 담길 만한의 기준은 어쩌면 정말 누가 들어도 혹은 업계에서 유명한 기업일 수도 있고 성장 시켜본 경험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작은 기업일지라도 개인의 성장이 폭발적인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 속하더라도 지금 회사가 갈증을 느끼고 있는 포지션과 부재한 영역에 따라 뽑힐 수도 안 뽑힐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까지의 글의 내용을 모두 정리하면 그냥 그 주차장에 내 자리가 마침 없었을 뿐이다. 누군가를 우대했는데 내가 그 대상이 아닐 수도 있고 경차 전용일 수도 버스 전용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인연이 아니었을 뿐 또 더 좋은 인연이 기다릴 수도 있다. 내게 맞는 자리를 찾는다는 건 사실 운칠기삼이지만 낙담을 줄이려면 내게 맞는 기업을 잘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과 나는 맞지 않는다고 준비하지 않는 것은 지양하는게 좋다. 일단 주차장에 들어가보고 내 자리가 어떤지 너무 좁은지 너무 넓은지 확인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조직에 내 생각을 처음부터 너무 맞추면 들어가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그 기업이 어떤 색일지 미리 상상 가능하다면 더 행복하고 성장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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