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벤처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이다. 심지어 창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음에도 적절한 자금이 없어 창업조차 시도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린스타트업처럼 어느 정도 필요 자금의 액수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이론들도 등장했지만 초기에 프로토타입을 만들려면 그래도 어느정도의 자본금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견뎌내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와 사업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기술의 전문가보다는 '촉'이나 경제와 경영 이론에 빠삭한 사람이 훨씬 전략적 구상 능력이 좋다. 혹자는 스티브 잡스가 기술자라고 표현하거나 디자인 감각이 뛰어나다고 표현하지만 본인은 그 누구보다 스티브 잡스는 대중을 움직일줄 알고 대중의 심리를 파악할 줄 아는 전술가였으며 시장의 틈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냉철하게 파헤치는 전략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 2의 스티브 잡스가 되기 위해 전 세계의 젊은 인재들이 차고로 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 열풍을 피해가진 못했고 이젠 주변에서 창업하는 친구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고, 창업에 대한 도전이 최근에는 하나의 경력처럼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스타트업처럼 생각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고, 그 기반에는 빠른 결정력과 주인의식이 잠재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의 이유가 세상을 바꾸고 자신들의 사업을 잘 가꾸어 내는 것이라면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결실은 뒤로하고 창업 초기부터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가장 좋은 거름이자 가장 필요한 기반은 앞서 가장 어렵다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세상 누구도 해본 적이 없으니 사업 아이템은 꽁꽁 숨겨두는 것이다. 그러면서 투자는 받고 싶어하고 도움을 구하러 다닌다. 이러면서 생기는 이중적인 태도가 주변의 투자자들이 그들을 피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아이템을 공유하지 않고 투자자한테 돈을 투자해보라는 것이다. 만약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그러한 상황 속에서 피땀 흘려서 번 돈을 쉽게 줄 수 있을 것인가? 그 누구도 YES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아이템만이 존재하는 스타트업에게 대부분의 벤처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것은 시간과 경험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공유함으로 멘토링을 통한 성장.. 즉, 인큐베이팅을 하게 되고 그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최종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인큐베이팅을 결정하는 요소가 대표나 팀원들의 마인드와 철학이다. 돈을 벌 수 있는 능력과는 또 다른 점이다. 누구보다 정확하고 냉철하며 관계 형성에 능하며 대외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잘 이끌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표와 그런 회사를 위해 어느정도의 희생도 각오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냉철한 시각과 언제든 대표의 잘못된 방향을 잡아줄 수 있고 부족한 점을 메꿔 줄 수 있는 팀원들이 투자 결정에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또한 투자자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맹목적인 '도와주세요'보다는 어떠한 상황이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런 어려움이 극복된다면 기대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며 어떤게 필요한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투자자들은 좋아한다. 그러한 냉철한 분석과 정확함에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백과 냉철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투자자란 우리가 필요한 돈이나 어떠한 가치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것을 우리에게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그렇다면 정부 역시 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투자자보다 깐깐하고 불필요한 작업들을 요구하지만 최종 결과물만 놓고 생각하면 온전히 제품이나 서비스가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점(몇몇 정부사업은 기술료를 납부하긴 한다.)이 가장 메리트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도 스타트업들에게 정부지원사업은 독이라는 평이 많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정부지원사업은 각 부처에서 진행하게 되고 필요성을 검토하게 되는데 일반 민간 투자자보다 더 효율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되기 때문에 '육성'에 목적을 크게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예비창업자나 초기 창업 기업들에게는 적은 액수를 내어주거나 멘토링, 컨설팅 등 제품을 만드는 시간보다 흘려보내는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하게 만든다. 하지만 또 다른 경우 초기부터 연구과제로 정부의 투자를 1억원 이상 받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사업비를 관리해주며 여러 잡무를 도와줄 수 있는 직원 한 사람 채용정도는 부담되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팀원들의 인건비를 챙겨주면서 제품 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다. 그런데 전혀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1년 정도는 경험하고 배우는데에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대부분의 정부사업은 쓸데없고 시간낭비라는 색안경이 짙어지기 마련이다.
정부지원사업의 선정을 위한 평가와 민간 투자자들이 평가는 대부분 유사한 기준을 두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각 요소에서 조금씩의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정부지원사업을 수주할 정도의 능력이 된다면 민간 투자자들도 모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화가 가능하냐일 것이다. 서비스만 맹목적으로 좇는 스타트업들은 없다. 그것이 10년이든 5년이든 사업화를 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일 뿐이다. 사업화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내 돈을 투입하여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주느냐가 이들의 기준이고 잣대이다. 즉, 정부와 민간투자자들은 자세히 돋보기를 들고 보면 유사한 잣대와 기준을 갖고 있으며 중간 과정에서의 차이를 보일 뿐 그 실체는 똑같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로 바둑의 인기가 솟구치고 있다. 그리고 바둑에는 '묘수 3번이면 패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하게 되는 수가 꼼수일 수도 묘수일 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지금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어떠한 묘수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곤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정석대로 가는게 최선이지만 창업과 경영에는 정석이란 없다. 바둑만큼이나 경우의 수가 많은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늘 모든 선택은 선택한 자의 책임이자 권한이다. 정부지원사업의 대부분이 독일 수 있지만 그 중 내 사업의 이세돌의 78번 수처럼 '신의 한수'가 되어줄 보약이 있기에 정부지원사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있는 것이다. 그 보약을 찾기 위한 시간이 아깝다면 경험을 가진 시니어를 찾고, 그들의 경험을 전수받으려해야지 단편적인 경험을 한 주변 유사 기업들에게 듣는 것은 의미가 없다. 스타트업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른 누구보다 빠르게 경험하고 빠르게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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