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투자나 정부지원사업을 수행하기를 원한다. 반면 투자자나 정부지원사업의 심사위원들은 해당 아이템의 사업성을 살피게 된다. 즉 투자나 정부지원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수익모델이 명확해야한다는 것이다. B2B, B2C를 정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어떤 수단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그리고 그 수익모델이 얼마나 강력하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레드오션이던 가구 산업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업체들에게 온갖 핍박과 방해를 받았음에도 글로벌 기업으로 엄청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케아가 그렇다. 이케아의 힘은 차별화 전략과 더불어 원가 절감이 그 힘이었다. 그렇게 절감된 원가를 단순히 기업의 수익으로 창출시키는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제품의 원가를 낮춤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에는 기본적으로 냉철한 자사 제품의 분석이 필요하다.
자사 제품의 분석에는 미국의 경영전략가인 마이클 포터의 Five Forces 모델이 가장 많이 쓰인다.산업에 따라 경쟁이 유형화되는 동인들이 있는데 마이클 포터는 다섯가지로 규정하여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진입자, 공급자, 구매자, 대체재, 경쟁으로 구분한 5요인 분석은 대기업,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 처음 아이템을 사업화하거나 아이템의 합당함을 분석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여기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그냥 서비스하고 인기가 많아지면 누군가가 투자를 하지 않겠냐고 한다. 하지만 그 인기의 비결에는 늘 차별화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학교 앞에 문구사가 여러 개가 붙어있고 비슷한 가격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타깃 고객은 학교 학생들로 한정되어 있고 시장도 크지 않다. 같은 시장과 고객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은 계속 잘 된다. 그 이유에는 다른 곳 보다 친절하거나 다른 곳 보다 싸거나 다른 곳 보다 상품 배열이 좋거나 깔끔하거나 뭔가 다른 문구사보다 나은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시장과 산업을 쪼개어 나눠먹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제품을 차별화하란 말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혹은 포기하거나 고집을 부릴 수 있다. 흔히 치킨게임이라고 부르듯 시장이 포화상태인 곳에는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생각하고 선택한 시장이 비록 레드오션일지라도 기회는 어디서나 있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음반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느낄 때 애플은 iTunes를 들고 나와 스트리밍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듯 다른 산업의 발전이 기존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신시장에서 SMS는 이미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었고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통화료는 초과되지 않는 한 높지 않게 책정되고 있었다. 자연스레 ARPU는 점점 하락하게 되었고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함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기 시작했다. 이때 같은 산업이지만 시장을 분할해서 경쟁 중이던 핸드폰 제조사에서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했고 '데이터'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전에도 존재했지만 무선 데이터 이용료 정도와는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이런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이 선택한 것은 데이터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무제한 요금제 등을 출시하며 사용자를 확보해나갔다. 이때 시장의 새로운 틈새를 발견한 것이 카카오다. 카카오는 SMS시장의 단점을 찾았고 데이터 요금의 저렴함을 이용해 '무료 문자, 채팅'이라는 단순한 원리로 접근했다.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PC와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채팅이라는 개념은 너무나도 흔했던 제품모델이었기에 역사의 반복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그 타이밍과 마케팅 능력이 굉장히 뛰어났고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접근한 것이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하며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렇듯 포화시장이란 없다. 하지만 차별화는 있다. 어떠한 기회를 포착하고 그것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또 합당한지가 증명이 된다면 그 시장성을 투자자, VC, 엔젤투자자, 정부과제 심사위원들은 놓치지 않고 알아본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인 자금의 확보는 스타트업 자신에게 달린 문제이다. 사실 이 문제는 그 어떤 멘토도 해결해줄 수 없다. 그리고 돈을 가진 자들이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것은 명확한 수익모델과 좋은 서비스보다 그들이 가진 인사이트이다. 통찰력을 지닌 사람은 이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어떤 아이템이든 성공시킬 수 있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실패를 거듭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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