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란?
저는 개인적으로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란 서비스 기획부터 전략, 마케팅, 제품 개발, 운영 유지보수 등 특정 제품 하나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분야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물론 이 프로덕트의 신사업 기획 또는 프로덕트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파생상품까지도 기획할 수 있는 General 한 직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정의는 회사의 규모와 회사의 R&R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 PM이라고 하면 이런 범주 안에서 자신의 세부 분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제가 겪은 PM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포스팅한 글에서 보다 자세히 언급했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19/08/16 -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 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
대부분의 PM과 관련한 설명에서 PM은 아래와 같은 영역의 중심의 교집합에 있다고 표현되곤 합니다. 물론 회사마다, PM마다 아래의 그림처럼 딱 떨어지는 위치에 있기 보다는 어느 한쪽으로 조금 더 치우치는 경향들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여러 PM들이 Group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조금 더 세부적으로 '기획자'라는 통칭 아래에서 서비스 기획자, 전략 기획자, 마케터 (또는 마케팅 기획자), 사업 기획자 등으로 세분화하고 Role을 보다 명확하게 구성하는 곳도 있습니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불만
사실 IT산업에서의 다른 직군들이 그렇듯, 그리고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직무를 세분화하고 한가지의 일만 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초임 또는 신입에서 경력 2~3년 차가 되면 가장 흔히 하는 고민이 '난 서비스 기획자인데 왜 신규 사업계획서를 쓰지?'와 같은 내 직무와 무관해 보이는 업무에 대한 불만입니다. 재밌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조금 더 주인의식을 가진 PM을 찾고는 있지만 기존의 PM에게 제공하듯 엄청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직함만 PM이거나 서비스 기획자라고 뽑고 PM처럼 생각하고 일하기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PM이 미니 CEO라고 불리는 현 업계의 상황을 살펴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기획자'는 결국 PM을 목표로 업무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 커뮤니티에서 '편하게 일하는 것이 목표냐? 아니면 창업을 하려고 하느냐?' 와 같은 질문이 올라왔을 때 생각보다 많은 기획자들이 편하게 일하기보다는 창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현 직장에서의 불만을 해소하고 자신의 역량을 조금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 기업의 CEO가, 더 범위를 좁혀서 스타트업의 대표가 하는 일의 양상을 안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제품 설계에 자신 있는데 자꾸 다른 일을 시키네? 이럴 거면 내가 창업을 하지 왜 월급 받아!'라고 말씀하시곤 하시는데 냉정하게 창업하면 그 월급 이상을 벌어야 합니다. 이 냉정한 경쟁 체제 안에서 비즈니스의 작동 원리대로 말씀드리면 조금 더 경험을 쌓고 하기 싫은 일도 최대한 경험한 뒤에 본인의 능력을 더 쌓고 창업 리스크를 낮추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실 앞서 언급한 모든 고민과 불만들은 체계적으로 나뉘어져 있지 않은 것 같은 PM에 대한 정의와 R&R 때문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직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Multi-Functional 한 조직에서는 더 쉽게 그러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디자인 직군의 경우 전체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Product Designer를 기점으로 UI/UX 설계, 디자인, GUI 디자인 등 디자인이란 단어가 갖는 모호함이 마케팅에 필요한 디자인 요소부터 웹 서비스 론칭에 필요한 HTML/CSS까지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개발 직군은 프런트엔드와 백엔드로 구분하고 있지만 인프라까지도 백엔드 개발자가 담당하거나 언어에 따라 프런트엔드와 백엔드를 병행하는 사람들도 있곤 합니다. (물론 어떤 곳에서 어떤 학습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JSP 개발자가 JavaScript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케이스도 있기도 합니다.) 결국 PM 또는 기획자들이 하는 고민이 비단 기획자만의 고유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고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고 고민이 없는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그 언어, 그 플랫폼이 사라지거나 노동 시장에서의 수요가 부족해지는 것에 대비해 여러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어 나가려는 고민을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겁니다.
취업하고 싶어요!! 어떤 회사를 선택할까요?
이러한 불만 사항들에도 불구하고 PM이라는 직무 또는 기획자라는 직군에 관심이 생기고 발을 내딛기로 결심하셨다면 우선 눈높이를 낮추고 시작을 SI나 에이전시에서 시작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물론 SI나 에이전시 회사에서 Project Manager의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알지 못했던 고객들의 수요들을 들어볼 수 있고 여러 분야에 시스템 또는 홈페이지를 구축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대부분의 기업이 작동하는 논리는 비즈니스이고, 최근의 경영학은 '가치 극대화'를 강조하지만 중소, 중견기업은 '존버'를 강조합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수익이 발생하는 쪽에 집중하게 되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부분임을 알더라도 견적에 맞지 않거나 지금 당장의 이슈가 아니라면 개선하는 쪽이 더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모든 서비스와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과 시야를 편협하게 만들게 됩니다.
반대로 '월급루팡'이 꿈이라서 대충 일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께도 SI나 에이전시는 최악의 조건입니다. 고객의 요구가 시시각각 변하고 공공(B2G)을 상대로 하지 않는 민간 B2C나 B2B는 근로시간이 뒤죽박죽이다보니 쉬는 날 마음이 편하지 않을뿐더러 야근과 철야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것도 케바케라고는 아직까지 그곳에 근무하시는 직원 분들이 '우리 기업은 진짜 멋진 SI업체다!'라고 하는 분은 못 뵈었습니다.
사실 이상의 내용들로만 종합하더라도 저는 꼭 자신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로 취업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이 시장과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PM들은 대부분 명문대 학위와 함께 좋은 커리어를 갖고 있습니다. 커리어를 밑바탕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는 사회 구조를 살펴보면, 또 어디 출신이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이직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당연한 논리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자발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제품을 우리가 발전시켜나가는 오너십 아래에서 모든 생각과 업무가 이터레이션 하는 조직의 경우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다른 회사 혹은 창업을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더라도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떤 식으로 해결하면 되는지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에 엄청난 도움을 줍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 갖춰진 수평적인 조직에서 근무하려면 채용 허들이 너무 높아서 취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유니콘 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근처에 가지 않더라도 이런 분위기가 갖추어진 스타트업으로라도 취업을 하시거나 조금 더 프로젝트 경험을 쌓길 권합니다. 여기서 프로젝트 경험이라면 팀을 이루어서 서비스를 가볍게 런칭해본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커피숍 혹은 내 방 방구석 모니터 앞에 앉아서 실무자 또는 현업에서 업무를 해본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이것저것의 사례들을 보고 탐독한 다음 잘 알지도 못하는 전문 용어 섞어가며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 전문용어가 조금 미숙하더라도 어떤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했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는 PM뿐만 아니라 모든 직군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가장 공급이 적은 iOS 개발자의 경우 수업으로 따라가기도 어렵고 Mac OS가 필요하다는 단점 덕에 초기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당연히 사회 초년생이 경력을 쌓기 쉽지 않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본인 스스로가 iOS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평생 먹고 살 내 일인데 그 정도의 투자는 당연한 것이고 본인이 스스로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해서 론칭까지 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 좋습니다.
또 한가지의 팁을 드리자면 최근 많은 채용 페이지에서는 자격요건에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스택도 표현하는 추세입니다. Atlassian JIRA라던가 데이터 분석 경험(쿼리, 파이어 베이스 등)이 대표적이고 앱 개발자라면 Rx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기술 스택은 실제 현업에서 써보진 못 했더라도 어떤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런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봤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는 JIRA로 협업했다고 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물론 PM 직군에 지원하시고자 한다면 그 유틸리티나 Tool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대단한 회사에서 대단한 직군의 직무를 맡고 있지 않지만 오히려 반대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작성하다 보니 멋진 커리어를 가지신 분들보다 더 진솔한 어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의 저는 제가 격하게 반대했던 에이전시에서 브랜드를 런칭하여 제품을 운영하고 있고 비록 지방이지만 보다 트렌디하게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더 멋진 조직에서 더 멋진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테고 저보다 필력도 좋으신 분들도 많으실 테니 이런저런 글 참고하시고 많은 경험담들을 참고하시어 더 멋진 길로 발걸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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