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article thumbnail

국내에는 아직까지 스크럼 마스터와 프로덕트 오너가 혼용해서 쓰인다. 물론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도 프로덕트 오너에게 스크럼 마스터의 역량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고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프로젝트 매니저와 유사한 느낌을 갖기도 하는 스크럼 마스터는 프로젝트 매니저와는 다른 형태로 제품 성장에 기여한다. 사실 프로덕트 매니저는 결과적으로 하나의 프로덕트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을 행사하고 있고 프로덕트 오너 역시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기에 둘은 사실상 동일한 개념으로 쓰인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PO(Product Owner)라는 개념 자체가 제품에 대한 관리 보다 오너십을 더 강조했기도 하지만 제품 관리자라는 용어 자체가 SW 시장을 넘어 전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어 스크럼 마스터와의 비교에는 프로덕트 오너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되어 이 둘을 비교하기로 했다.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의 차이는 이전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9/08/22 -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르다!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르다!

사실 모든 직무를 세분화하고 나눈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결과적으로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를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연연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물론 일반적인 수준에서 생각하..

puture.tistory.com

 

스크럼 마스터

기본적으로 스크럼 마스터와 프로덕트 오너는 상호 간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며 둘의 협력에 따라 제품의 성장 곡선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스크럼 마스터가 하는 주요한 일들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1. 스크럼 마스터는 개발 팀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애자일한 환경을 구축, 조성하는 데에 힘쓴다.
  2.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며 어떠한 유형의 장애물이 당면하더라도 팀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팀을 돌아보고 지켜본다.
  3. 스크럼 마스터는 PO가 ROI(투자수익률)를 극대화하거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4. 스크럼 마스터는 PO와 개발팀 간의 분쟁을 제거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한다.
  5. 스크럼 마스터는 팀이 프로젝트 마감일을 인지하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6. 스크럼 마스터는 팀이 더 멋지게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코칭하는 역할도 한다.
  7. 스크럼 마스터는 팀 전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침을 마련하고 가이드를 제시한다.

위의 내용을 보면 의아한게 대부분 국내에서는 PO 채용 공고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물론 국내의 조직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스타트업이고 이런 현실에서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겸해 인재를 영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PO에게 스크럼 마스터의 일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럼 마스터의 임무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1. 스크럼 마스터는 효율성을 개선하고 팀을 촉진하며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한다.
  2. 스크럼 마스터는 다양하면서 효율적인 방법론으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한다.
  3. 스크럼 마스터는 스크럼 팀의 장애물을 제거한다.
  4. 스크럼 마스터는 프로세스의 원활한 진행과 점검을 위해 매일 스크럼 회의를 주도한다.
  5. 스크럼 마스터는 PO가 백로그를 적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6. 스크럼 마스터는 회고 회의를 주선한다.
  7. 스크럼 마스터는 스프린트 계획과 리뷰 회의를 조직하고 촉진한다.

결과적으로 스크럼마스터가 지금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만나거나 채용공고에서 볼 수 있는 Product Manager 또는 Product Owner들이 하는 주요 업무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로 프로덕트 오너는 무엇을 한다고 정의되는지 살펴보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유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덕트 오너

일단 프로덕트 오너는 Product Manager의 개념으로 흔히 쓰이고 있으며 해당 제품에 집중하는 미니 CEO와 같은 일들을 소화한다. PO가 주로 하는 업무는 아래와 같다.

 

  1. PO는 제품의 비즈니스 가치와 고객 요구에 대한 아이디어(해결방안)을 가져야 한다.
  2. 개발팀과 늘 함께 회의를 함으로서 본인의 아이디어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3. PO는 최종 사용자(end-user)의 관점에서 제품을 이해해야 한다.
  4. PO는 마케팅 담당자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5. PO는 제품과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할 책임이 있다.
  6. PO는 적정 생산과 ROI에 집중해야 한다.
  7. PO는 문제를 해결하고 Trade-off 되는 것들에 대한 분석을 완료한 뒤 비즈니스 결과물에 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8. 제품 개발 범위를 우선 순위로 지정한다.
  9. PO는 고객의 수와는 무관하게 팀의 고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요약해서 PO는 제품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지점에서 철저하게 고객(사용자) 친화적인 마인드 셋을 갖추는 게 필요하며 흔히 말하는 PON(Problem, Opportunity, Needs)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과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PO는 아래와 같은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제시된다. 

 

  1. PO는 스프린트 계획 회의에 참석한다.
  2. PO는 프로젝트의 마감일을 결정한다.
  3. PO가 출시 날짜와 내용을 결정한다.
  4. 제품의 구현을 위한 사용자가 우선이 되는 백로그를 관리하고 작성한다.
  5. PO는 팀이 참고할 수 있는 사용자 스토리를 정의한다.

왜 나누나?

결과적으로 PO는 일반적으로 인하우스 제품 하나를 다루는 회사의 CEO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많고 고객-제품-마케팅의 연결점에서 주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스크럼 마스터의 업무와 PO의 업무가 병행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유추해볼 수 있는데 일단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수요를 들고 개발팀과의 구현에 대한 분쟁이 생겼을 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점, PO 한 사람이 많은 권한을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이 아닌 PO의 리드에 의해 움직이는 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포함한 IT 기업들은 PO가 스크럼 마스터의 업무까지 수행하길 원하는지 살펴보면 일단 스타트업들은 스크럼 마스터의 필요성은 알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한 사람이 두 가지의 업무를 병행하고 있거나 그때의 관성 때문에 계속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기존의 레거시 산업에서 자신의 파이를 지키던 기존 기업들이 혁신을 한 사례가 없다. 그렇다보니 인건비를 아껴가며 매출을 증대시키던 기존의 방정식과 필요한 사람들이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방정식과의 정량적인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방정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전 자체가 혁신처럼 느껴지는 무거운 일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덴마크 오디오 업체 뱅앤올룹슨(B&O)가 2012년 베오플레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조직에서 이 브랜드를 담당하도록 했다. 아예 다른 조직문화를 갖게 만든 이 조직은 기존의 조직이 영향을 줄 수 없도록 구성하였으며 기존 브랜드와 새로운 브랜드가 동시에 운영되도록 하여 혁신의 리스크를 줄였다. 그리고 그들이 베오플레이를 통해 다시 한번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하자 글로벌 기업들은 이 사례를 통해 새로운 혁신에 앞다퉈 도전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흉내내기로 끝나고 있으며 대부분 Hierarchy가 명확한 프로세스에는 변화를 주고 있지 않다. 아무래도 이렇다 보니 '기획자'로 통용되던 이 모든 것들을 분리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겉모습만 혁신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결과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장(長)이 생길 것이고 이들의 리더십에 의해 Hierarchy가 생긴다면 그것 역시 수직적인 구조 아니냐는 반문을 하는데 사실 제대로 된 조직 문화를 일주일만 옆에서 경험해도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장은 최종 의사결정에 책임을 지는 일부터 본인의 일은 정해져 있고 각각의 DRI를 토대로 업무의 의사결정이 세분화되기 때문에 '결재' 또는 '허락' 이 아닌 '통보'의 형태로 업무가 이루어진다. 심지어 이 통보의 절차 조차 간소화하기 위해 협업 툴에서 가볍게 태그하여 언급하고 'A로 합니다.' 정도로 끝낸다. 이건 엄밀히 말해 Hierarchy에 의한 위계적인 절차가 아닌 공유이며 이 공유는 개인들의 책임감을 상승시키며 개인과 조직이 성장하는 프로세스 위에 승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이 일하는 협업 툴의 대표명사인 슬랙은 이전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01/25 -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 그룹웨어 vs 슬랙, 결국 조직문화의 차이!

 

그룹웨어 vs 슬랙, 결국 조직문화의 차이!

얼마 전 회사에 슬랙과 그룹웨어를 비교하고 설명해야 하는 일이 생겨 정리했던 글을 다시 블로그에 옮긴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른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

puture.tistory.com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사실 이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드는 고민이다. 결국 산업과 생태계가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결국 PO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스크럼 마스터의 업무도 할 수 있는 General한 능력을 갖는게 먼저일 것이다. 한번도 개인의 deep-dive한 능력이 산업과 기업을 바꾼 적은 없으니 더더욱 기업들의 요구사항에 맞추게 될 것이다. 예컨데 디자이너에게 UX디자인도 하면서 어느정도 프로토타이핑도 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처럼 말이다. 한 사람의 Man Power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들을 영입하기 위해 거액의 비용도 아끼지 않는 구조가 될 것이다. 어차피 단일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은 어린 나이의 사회 초년생들도 충분히 할 수 있게끔 인재 양성이 되고 사회 배출이 되고 있으니 점점 더 C-Level들은 관리자의 역할을 넘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공부해야할 것이다. 

 

고등학교까지의 모든 공부를 토대로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에서의 성적과 간판이 기업을 결정하고, 그 기업에서의 경험이 다음의 연봉이나 기업 등을 결정하듯 10대가 20대를, 20대의 내가 30대의 나를, 그리고 30대의 내가 40대의 나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어떤 것을 경험하고 공부했냐가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며 커리어 하이에 어떤 것을 경험하고 진행했냐가 또 한번 그 다음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profile

신사(SinSa)

@신사(SinSa)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