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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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비단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고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니 역시 빅테크 기업들의 채용 중단 또는 해고 소식이 들려온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경제 위기를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전체의 경기는 유지되거나 상승하던 것들 조차 거품이 꾸준히 빠지고 있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매크로 경제는 나도 전문가가 아니므로 잘 모르겠다. 확실한건 이렇게 불확실성이 짙어지니 테크 기업의 인재들의 움직임도 안정성을 찾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유명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추가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하면서 폐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적절한 시기에 투자유치를 받아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곳들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6개월 정도 확보된 런웨이 가지고는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닷컴버블도 6개월 뒤에 채워지지 않았으니까 경험적인 요인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문을 닫지 않더라도 많은 스타트업의 인재들이 회사의 불확실성과 투자유치 실패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스톡옵션은 지금의 시장 가치가 재측정되면서 휴지조각이 되었고, 행사하면 바로 손해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스톡옵션을 생각하며 현금을 낮춘 비율이 크진 않겠지만 어쨋든 기회비용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무의미해지자 이탈의 조짐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이다. 어쩌면 미국 테크 인재 시장과는 조금 다른 판도가 나타날 지도 모르겠다. 트위터는 적대 인수였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예견이 가능했고 메타의 과정은 벌려놓은 신사업들의 성과 부진과 기존 캐시카우의 축소가 영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조짐 보다는 작은 기업들부터 거품이 터지는 현상이 더 강해보인다. 그러니 이탈해서 더 안정적인 회사로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기업들의 인재 영입은 전과 달리 훨씬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값싼 인건비의 신입보다는 어느정도 검증된 인재이길 바라고, 어느정도의 검증된 경력을 토대로 회사에서 더 큰 몫의 일을 해주는, Value add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그럼에도 올 겨울 신입들을 포함해 개발자로 전향해 노동시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수는 늘고 있다. 네카라쿠배 개발자이면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다는 허황된 꿈과 함께 말이다. 이곳으로 가기 위해 발판으로 삼기 위해 IT 스타트업의 문을 두들기지만 스타트업 역시 검증된 인재를 원하고 있다. 돈이 없을 수록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접근이다. 반대로 경력이 풍부한 인재들은 현금이 확보되거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 공백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비단 개발 직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장기화되면 스타트업은 인재가 부족한 상태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손가락 빨며 바라보기만 하며 점차 성장세가 꺾일 것이고, 취업난은 더 본격화 될 것이다. 

 

물론 나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달러 강세가 꺾였듯이 갑자기 현금 유동성이 커지고 VC들의 투자 활동이 전처럼 활발해질 수도 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다만 안정보다 성장을 택했던 스타트업은 투자했던 것 이상을 회수하기 위해 더 날카롭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진짜 시장에서 살아남고 경쟁하는 것을 증명해보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회원이 늘어나고 가치가 늘어나고가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더 명확하게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막 생각나는 대로 쓰다보니 뭔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다. 증명할 일이 너무 많고 고민거리도 많으니 이렇게라도 덜 중요한 고민은 정리 한번 하고 다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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