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레거시에 대해 관대한가?
우연히 링크드인에서 레거시에 고통받는다는 글을 봤다. 그런데 그 글에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왜일까?
개발자가 아니라서? 직접 손을 대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PO(Product Owner) 입장에서도 레거시는 엄청난 병목이 된다. 해야 할 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레거시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레거시는 결국 유산이다
레거시는 말 그대로 과거의 우리가 현재와 미래의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 이 유산 속에는 자산과 부채가 섞여 있다. 부채는 우리가 알고도 어쩔 수 없이 미뤄야 했던 것일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레거시를 피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산보다는 부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당장의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산이라는 것은 늘 그렇다. 부모님께 상속받은 재산에도 부채가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원망할 수 있을까? 결국 그 유산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부채는 갚으면 그만이다
우리가 받은 것이 있기에 상속세를 내야 하는 것처럼, 레거시의 부채도 결국 갚으면 된다. 갚지 않고 방치하면 복리로 늘어나지만, 제대로 해결하면 그 자산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레거시가 많아서 힘들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레거시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하기 싫다고 지금 내가 포기하면 누가 언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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