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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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싱데이의 사나이','철의 남자','산소탱크'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넘치지만 이번 시즌 그의 플레이는 미비했다. 그가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2002년, 말 그대로 깜짝스타로 출발한 그는 일본에서는 이미 영웅이나 다름없었고, 당시 선수들 중 가장 긴 월드컵 기간의 종료와 함께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가 떠나자 교토 퍼플 상가의 팬들은 눈물을 흘렸고, 또 한번 잘 해주길 응원했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건 '물이 피보다 진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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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맨유 공식홈페이지)

 우리는 단지 수원에서 태어나서 유소년을 거친 그가 대한민국에서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라는 점에 감동받고 좋아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를 월드컵 대표팀에 들게할 커리어를 만들어주고 그만한 실력을 키워 네덜란드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결국 PSV이전의 그의 커리어는 교토 라는데에 주목하는 일본인들이 많다. 우리에겐 고마운 일이다. 어찌됐든 한국 프로축구에선 받아주지 않았던 이를 일본은 받아준 셈이다. 만약 그가 프로 선수로서의 생활을 접었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3번은 다른 선수의 차지였을 것이다. 

그런 그가 2011년 1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히딩크가 떠나고 난 빈자리의 공백이 아쉬워 그의 이름을 울부짖는 팬들이 이번엔 박지성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당시 박지성은 국가대표팀의 핵심 멤버이자 그의 출전 유무에 따라 경기의 판도가 크게 뒤바뀌었었다. 당연히 그의 은퇴소식은 한국팬들에겐 충격을 줬고, 잦은 부상으로 인해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은퇴 선언한 그에게 다시 한번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는 이도 많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박지성이 현재 선수로서 뛰고 있고, 그 활약상이 전성기 때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플레이라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처럼 위기에 처한 국가대표팀을 위해 다시 돌아와 엄청난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박지성에게 기대기엔 이미 그의 후배들이 너무 잘 커준게 사실이다. 물론 그의 현 커리어가 말해주듯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폼과 컨디션 조절,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와 같은 것들은 '제 2의 박지성'을 노리는 후배들에겐 보기 힘들다. 

하지만 후배들에겐 각자의 새로운 장점들이 있다. 중원의 박지성 자리는 기성용과 구자철, 김정우와 같은 선수들이 메울 수 있고, 좌우 윙자리는 남태희, 이근호, 염기훈, 구자철,손흥민 등 윙에 강세를 보이는 한국답게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유럽 혹은 J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이며, 실제로 같은 나이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훨씬 좋은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들이다. 다만 박지성이 겪은 최악의 상황을 못 겪은 이들이 그만큼 착실한 모습을 보일까가 문제아닌 문제다. 

하지만 이들이라고 못할 것 있는가? 걸핏하면 히딩크와 박지성을 찾으며 향수에 젖어 '2002년엔..', '2002년 같았으면..' 이런 소리만 하는 것보단, 미래를 생각하며 조금은 냉정하더라도 '갈 사람은 가고,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자!' 라는 조금은 미래지향적인 응원도 필요하지 않을까? 박지성의 공백은 분명 크지만 그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 최고의 명문구단에서 뛰는 박지성이지만, 오히려 기성용보다 현재 출전시간이 줄었다. 심지어 구자철의 폼이 올라오고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K리그를 직접 관전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TV 중계와는 전혀 다르다. 최근 K리그 선수들의 개인적 기술과 스피드, 리그 전체의 경기력 발전도 만만치 않다. 충분히 그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그건 히딩크 감독의 빈자리도 마찬가지다. 최강희 감독에게선 분명 명장의 냄새가 나고, 사람 냄새가 나며, 한국인 특유의 고향의 냄새가 난다. 팬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히딩크에 못지 않다. 이젠 박지성을 국가대표팀에서 잊어줄 차례다. 박지성만큼을 기대하면 그가 뛰었던 자리들은 모두 블랙홀이 되버려 부담감과 압박에 아무도 그 자리에 설 수 없다. 이제 박지성을 잊고, 새로운 스타 선수들이 다시 한번 맹활약할 수 있게 응원을 보낼 차례다.  '독이 든 성배'는 국가대표 감독직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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