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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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K리그가 승강제 롤모델 찾기에 나섰고, 3개 리그를 뽑아 현장 실사 및 조사를 했다. 그 중 첫번째는 성공적인 승강제 도입과 같은 아시아임에도 대형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의 J리그이다. 그 다음으로 이영표, 박지성 등이 활약했던 PSV아인트호벤이 속한 네덜란드 에레디비제, 현재 기성용과 차두리의 셀틱이 속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조사했다.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에 대한 그림과 밑바탕 역시 이 세 곳의 리그 조사가 크게 도움이 됐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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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J리그 공식홈페이지)

하지만 아쉬운 점은 벤치마킹하기에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맞지않다. 일본은 연맹과 협회가 동시에 거액을 쏟아부으며 축구 열기를 복돋았으며, 기업과 구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유명 선수들을 영입해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팀이 롤모델로 삼는 구단은 J리그의 '우라와'이다. 사이타마현을 연고지로 하는 이 팀은 평균 4만명의 관중이 찾았으며, 62,241명의 관중이 한 경기에 몰리며 J리그 한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깨기도 했다. 또한 모기업인 미쓰비시 자동차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안정적인 유소년 시스템 도입과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K리그 대부분 구단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다. 참고로 K리그는 2011시즌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개막전의 51,606명이 최다 관중 기록이며 J리그의 기록을 깨려면 만명정도의 관객이 한 경기에 더 몰려야 한다.
게다가 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이 성공적인 케이스로 우라와를 벤치마킹 해 그와 비슷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곧 리그 전체가 '우라와'화 되버리는 품질 저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수원 삼성이 K리그의 레알 마드리드라며 리그내에서 잘 나가는 선수들을 모두 영입했던 것이 그나마 조금 다른 케이스였다.

구단에겐 축구가 곧 비즈니스가 된다. 적은 투자로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면 다른 경우를 볼 필요가 없다. 다만 적은 투자가 우선이 되다보니, 자연스레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선수를 구입하게 되고, 네임벨류가 낮은 선수들이 뛰는 리그에 흥미를 못 찾는 관중들은 자주 찾던 팬이 아니면 찾질 않는게 현실이다.

K리그 최대 빅매치인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격돌은 항상 최다관중의 기록을 위협할 정도로 많은 관중이 찾는다. 그리고 FC서울의 마케팅 전략은 여태 봐온 다른 구단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모습을 보인다. 축구 최초로 치어리더를 이용한 응원은 야구에서 본딴 듯 하고, 각종 이벤트나 시즌 종료 후 시즌권 회원들과의 다채로운 행사 등은 기타 유럽리그의 팬서비스를 표방한 것 같다. 물론 다른 팀들도 그런 구성은 보이지만 FC서울은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해 유럽에 보내는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 오히려 K리그에선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다. 실제로 FC서울에서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 등이 유럽무대로 진출했고, '초롱이' 이영표도 FC서울 출신이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의 구단들이 '성공=성적', 혹은 '성공=관중 수' 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범주 내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한다. J리그의 우라와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타 구단들이 엄청난 자본 유입으로 데려온 황혼기의 유럽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고도 많은 관중을 유치하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인데, K리그는 전부 우라와의 뒤만 밟으려 하니 경쟁이 안되는 것이고 관중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나마 2009년 강원FC의 돌풍과 2011년 울산의 PO 결승진출 등이 반전 아닌 반전이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사실 K리그는 리그 구성자체도 유럽식도 미국식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고, 강원FC와 FC서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팀이 지역명과 기업명이 들어간 미국식 구단제를 택하고있다. 애초에 시작이 이렇게 되버린데다가 우리나라 거대기업은 한정적이니, 리그에서는 일본, 중국, 한국 통합리그 개최 또한 고려했을 듯 싶다. 당연히 일본과 중국의 거대자본이 유입되고 그 구단들이 우리 선수와 관중들을 독차지하고 성공적인 사례가 된다면 분명 우리 기업들의 투자도 과감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개인적으로 한중일 통합리그가 그러한 관점에서의 경쟁력 강화, 투자 증대, 그리고 비교적 관중 수가 많은 일본, 전망이 밝고 거대 자본이 많은 중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 선수가 즐비한 한국의 3강이 합친다면 그 효과는 1+1+1=6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리라 믿는다. 다만 현재 국가대표팀 선발에 라돈치치를 반대하듯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이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제도적으로 안정된 리그가 출범한다면 효과는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엔 승강제를 도입해 통합리그의 효과를 보려고 한다. 경쟁력 강화가 될 것이고, 살아남기 위해 구단들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며 식은 땀 흐르는 승강제의 재미는 관중들을 구장으로 찾게 만들것이다. 그리고 자연히 리그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역시 찬성하지만 왜 하필 그 롤모델이 J리그인가 싶다. 게다가 기업들이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해 운영중인 구단이 많은데 그런 구단 하나 쯤은 버려버릴 가능성도 높다.

물론 리그 개선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해보려는 프로축구연맹을 이해하며, 그들을 탓하기엔 한국형 기업화된 구단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 J리그를 롤모델로 삼아도 모든 구단이 '우라와'화 하려는 현재의 틀을 깨는 강력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일보 전진 전에 축다리부터 부러지게 될 것이다. 그나마 귀네슈 감독이 팀의 롤모델을 바르샤로 잡으며 FC서울의 운영 방침이 달라진 점이 위안거리이다. 차라리 수원삼성이 90년대 후반처럼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고 좋은 선수들을 모두 빼앗으려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성공을 거두고 다른 거대 기업이 뒤에 있는 구단들도 하나씩 투자의 효율성을 깨닫는게 빠르다면 더 빠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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