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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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빠돌이 (일명 축빠)는 축구 매니아보다 강한 어감으로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축구 팬을 의미한다. 디시, 알싸, 싸줄 등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존재하지만 유독 축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성향이 있다. 바로 서로 '까는' 문화이다. 특히나 이는 개인이 응원하는 구단을 비하해서 싸움이 난다거나, 라이벌 구단 팬들끼리의 전통적인 싸움과는 다르다. 바로 해외 축구를 좋아하는 집단과 국내 축구를 좋아하는 집단 간의 마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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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립은 물론 축구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것보다 가장 고집 쎄기로 유명한 음악가들도 전통성과 대중성을 놓고 대립한다. '힙합' 역시 미국 본토의 전통 힙합을 자주 듣고 좋아하는 이들과 한국 힙합을 자주 들으며 좋아하는 이들의 대립은 늘 있어왔던 부분이다. 그리고 축구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K리그의 수준이 떨어진다며 중계조차 보길 꺼려한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 '매국노' 취급하는 팬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각 커뮤니티 운영진들은 나름의 대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대부분의 대형 커뮤니티들은 손 놓고 이 역시 PV (페이지뷰)를 올려주는 효과가 있고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이 되니 냅두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인신 공격이 시작되거나 과열화되기 시작하면 급급하게 진압에 나선다. 하지만 정작 K리그를 한번도 본 적 없이, 수준 떨어지는 카메라 앵글에서 잡히는 TV속 K리그만 감상한 채로 K리그의 수준을 폄하하는 사람에 대한 제재는 가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처럼 되어가고 있다.

여기서 논점은 이 두 가지 의견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어떤 이들의 고집과 생각, 그리고 의견을 개인이 틀리다고 생각한다고 강제적인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하지만 여타 커뮤니티 운영자들의 제재 방안은 K리그 관련 발언 금지라는 대책을 내세웠는데, 이 또한 필자는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박주영 선수가 FC서울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때도, 기성용 선수와 이청용 선수가 FC서울에서 맹활약하던 시기에도 K리그는 쓰레기라고 외치던 이들이 지금은 그들의 유럽무대 활약에 TV를 켜놓고 기다리며 응원한다. 더욱 재밌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수준 이하의 경기를 펼치던 2002년, 월드컵 당시에 TV앞에서 당시 K리그 선수들이 대다수 포진한 대한민국 팀을 두고 욕하는 이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K리그가 수준 이하라고 하기엔 선수들과 감독들의 능력은 충분히 훌륭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K리그의 수준이 절대 유럽 축구 선진국의 수준에는 절대 미치지 못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감독들의 무대와 어찌 비교가 가능하겠냐만 단지 커뮤니티들의 반응이 재미있는 점은 사실이다. 해외 축구를 좋아하건, 국내 축구를 좋아하건 결국 축구를 사랑하고 한국인이라는 공통점때문에서라도 그들은 한국의 경기에는 함께 응원하는 붉은 악마고, 해외파 선수들의 출장을 기원하며 응원하는 서포터즈이다. 그리고 각국의 리그는 그 나라 축구를 대변하고 대표하는 가장 표면적인 것이다.

유럽 축구를 즐겨봐온 팬들은 단연 안목의 수준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좋은 음악을 많이 들어왔던 사람이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이들의 K리그 지적은 그 방법이 잘못됐다. 단순히 '쓰레기' 취급을 하기보다는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것이 문제인지 문제제기를 하는 이는 극히 몇몇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런 지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국내 불문하고 축구에 대한 식견이 넓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이 활동할 만한 커뮤니티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필자도 어느 커뮤니티에 글을 한번 옮겼다가 당황스러운 답글들 덕에 바로 삭제하고 다시는 커뮤니티 이용을 하지 않았다. 반박의 근거도 없다. 필자가 선정하는 자극적인 제목에만 집중해서 공격을 하려한다. 그래도 몇몇 정확한 지적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런 소수가 그 커뮤니티를 대표할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다. 축구 커뮤니티의 성지화를 추구했던 싸커월드는 교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알싸와 디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한다. 존경을 요구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존중이 담긴 '네티켓'이 필요한 곳이 바로 '커뮤니티'이다. 딱딱한 문체를 원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진정 축구를 사랑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끼리 인신공격을 해가며 비논리를 앞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며 그걸 자신들 커뮤니티 활성화의 한 몫이라 생각하고 수수방관하는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협회와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필자에게 어느 날 '스포츠 팬들의 성지'를 자처하며 찾아온 오픈 베타 중인 사이트가 그나마 그런 공간을 찾아다니던 진짜 팬들과 진정한 축빠들이 모여있어 즐거워 필자 스스로 홍보를 하겠다며 도와주고는 있다. 하지만 역시 그런 커뮤니티 활동한 경력도 적어 딱히 다가가기가 쉽지 않아 지금은 블로그를 통한 홍보가 전부이다. 이번 포스팅에는 그 사이트의 링크와 배너는 달지 않으려한다. 

분명한 점은 이들의 제의를 처음 거절했을 때의 이유가 앞서 말한 통제 불가능한 회원들의 인신공격이였고, 그걸 칼같이 쳐내지 않고 자신들의 이윤만을 생각하며 보고있는 커뮤니티들이 워낙 많아져서 이젠 커뮤니티에 대한 신용도가 너무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그러한 것을 부인했으며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얼마 전 남긴 커뮤니티 관련 포스팅에 필자에게 객관성을 요구했던 모 사이트 회원 분에겐 이 글도 객관성 없다며 공감 안된다고 욕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진정 축구를 사랑하느냐, 아니면 그것이 변질되어 자신이 사랑하는 축구를 욕하는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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