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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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에 대한 광저우 부리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당초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이적료 430만달러를 제시했지만 서울이 거절하자 지난 8일 이적료를 500만달러로 올려 다시 제안했다. 데얀에게는 서울에서 받은 연봉의 두 배를 휠씬 넘는 180만달러(약 20억원)를 제시했지만 서울은 이마저도 뿌리쳤다. 그리고 이를 두고 온갖 추측과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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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FC서울 공식홈페이지)

이러한 소식들을 전해들은 전문가와 기자들은 앞다퉈 데얀이 '실망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에서 행복하다고 밝힌 그이지만 그의 나이는 31세, K리그 사상 보기 힘든 이적료를 거절한데다가 선수 본인에게도 연봉이 2배이상 급증하는 계약을 구단이 거절해버렸다. 이적시장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팀의 특급 에이스로 활약 중인 데얀의 공백은 구단 입장에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것이 분명하다. FC서울의 경우 '피터팬' 이승렬까지 보내며 데얀의 빈 공백을 메울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기자들이 내보낸 '실망'이란 단어에 서울 팬들은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얀이 그동안 구단에 보여온 충성심을 생각했을 때, 돈보다는 명예를 택해주리라 믿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몇몇 팬들은 그도 사람인데 선수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약을 거부했고, 이것이 바로 K리그의 문제라고 하고있다. 잠시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 하나만 보태자면 이와 같은 계약 상황에서 이적과 관련한 거부권은 어느 프로리그를 가더라도 구단에게 우선권이 있다. 그리고 거절했을 때 선수가 불만을 표하고 이것이 해외축구 뉴스를 도배한다. 선수의 권익만을 챙겨주자는 것은 결국 '부자는 조금 베풀어라' 라는 '부자는 죄인이다.' 라는 인식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2차 제안마저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데얀만큼 검증된 선수가 현재 K리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새로 영입한 공격수들이 있다해도 그 파괴력은 아직 데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올 시즌부터 스플릿 시스템 도입으로 시도민구단뿐만 아니라 기업구단들에게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마치 한 기자가 FC서울이 그동안 보여왔던 '명분주의'가 사라졌다는 듯이 비난하는 것이 자신을 돌아본 뒤에 이야기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들이 바로 팬들이 가장 원하던 K리그의 모습이 아닌가? 성적은 개판치고 명분상만 존재하던 평준화된 리그의 특성을 버리고 자유 경쟁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 말이다. FC서울이 데얀을 통해 끌어내고 있는 수익은 잠재적으로 그의 몸값으로 측정된 50여억원 이상일 것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몇몇 팬들은 FC서울을 비난하고 나섰다. 여태까지 양반인척 선수 위하는 척은 다하더니 결국 똑같다는 말이 대부분이다. 틀린 말 아니다. 여태까지는 선수를 위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 데얀은 그 느낌이 다르다. 


돈의 액수나 데얀의 미래를 생각하면 보내는 것이 맞겠지만 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이고 그 파괴력은 여느 유망주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이미 팀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선수이니 더욱 보내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서울이 이번 제의에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용수 감독의 허락하에 이틀동안 훈련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훈련에 불참했다는 소리로 해석하는 기자들이 많다. 지금 일본 전지훈련에 함께 참가중인데도 그렇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데얀이 이번 일의 후유증으로 부진하게 되면 서울은 실리(이적료)와 명분(성적)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계약이 불가피하다. 1년여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고 FA로 다른 팀에 보낼수는 없고, 지금이 최적기임에도 가장 힘든 시즌으로 전망되어 팔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아디나 히칼도처럼 전설로 남겨두려고 발버둥치는 수 밖에 없다. 그의 몸값을 측정한 중국리그가 워낙 거품을 많이 끼운채로 최근 여러 선수들을 찔러보고 있는 상황이라 그와 같은 수준의 재계약은 힘들지라도 비슷한 수준내에서의 재계약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데얀에게도 이미 적응된 리그와 문화를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마케팅에서는 K리그 최고라 불리우는 FC서울, 이번에는 팬만이 아니라 선수까지 생각하는 '밀당'을 시작해야되는 시점이다.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대의'를 위해 한쪽팔을 잘라낼지, 둘 모두를 잃고 이 시점을 돌이키며 앞으로 후회하게 될지는 두고 봐야될 일이지만 K리그의 검증된 선수들을 중국리그에 빼앗기며 중국은 아시아의 EPL이, 한국은 네덜란드 에레데비제로 남을지 그 선택의 기로에 섰다. 부디 K리그가 최고의 선수들을 육성해서 중국이 아닌 세계 최고의 무대라고 알려진 유럽무대로 진출할 아시아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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