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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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치치의 특별귀화가 조광래 감독의 국가대표팀 경질로 연기되면서 다소 식었던 팬들의 귀화용병에 대한 반응이 이번엔 에닝요의 귀화건을 두고 불거졌다. 전북의 이철근 단장은 개막전이 끝난 뒤 “에닝요의 귀화를 위해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은 현재 브라질 출신의 에닝요를 비롯해 루이스(브라질) 드로겟(칠레) 황보원(중국)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에닝요가 귀화하면 외국인 선수 정원이 한 명 비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 시즌 중 여름에 외인 선수를 추가로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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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독수리'라는 별명을 가진 에닝요의 귀화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은 편이다. 우선 국적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선 크게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귀화법으로 국내에 5년 연속 거주해야 하며, 한국어에 능해야 한다. 에닝요의 경우 전자의 조건에는 충족한다. 에닝요는 2003년 수원에서 뛰다 브라질로 돌아간 뒤 2007년부터 대구를 거쳐 전북에서 뛰며 이번 시즌까지 6시즌 연속 K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문제는 한국어 실력이다. 에닝요는 간단한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한국말로 대화하는데 서툴다. 한국어 시험을 통과할 수 없는 실력이다.

그래서 전북에서 노리고 있는 것이 바로 '특별귀화'이다. 이는 외국의 우수 인재에 한 해 허용하는 특별 귀화다. 법무부는 지난해 해외의 우수한 인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자는 취지에서 과학 경제 문화 체육 등 특정 분야의 우수 인재의 귀화를 허용하는 특별 귀화법을 신설했다. 우수 인재로 공인 받은 경우 국내 의무거주조건과 귀화 시험을 면제하고 추천과 심사를 거쳐 복수 국적 허용과 귀화를 허가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특별 귀화 절차로 지난해 프로농구의 문태종 태영 형제, 킴벌리 로벌슨 등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를 위해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한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 감독인 최강희 감독의 추천이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로 기회가 날 때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에닝요가 하루 빨리 귀화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는 에닝요‘같은’ 선수가 대표팀에 필요하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에닝요의 그림자를 대표팀에 머물게 했다. 그리고 이것이 전북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팬들로 하여금 에닝요의 귀화를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다. 

그가 만약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경우 그가 자리할 수 있는 자리는 지난 쿠웨이트와의 2014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에서 이근호 박주영 한상운 등이 맡았던 처진 스트라이커 혹은 최전방 공격수보다 약간 쳐지거나 양쪽 윙으로 벌려줄 위치에 서게된다. 물론 이 자리에는 볼튼에서 활약해왔던 이청용의 부상 복귀가 달려있어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몇 팬들은 이청용이 우측에 자리하고 중앙에 박주영이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좌측에 에닝요를 배치시킬 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참고로 여기서 축구협회가 말한 FIFA의 대표팀 선수 규정은 선수가 태어난 국가와 선수의 생물학적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태어난 나라 그리고 선수의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가 태어난 나라, 선수가 18살 이후 최소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거주한 국가 등 4가지 조건으로 선수가 이 중 한 가지 이상 충족해야 해당 ‘국가’의 대표로 뛸 수 있게 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귀화가 무분별하게 이루지면서 강화된 규정이다. 에닝요의 경우 18세 이후 계속 5년간 한국에서 뛰어왔기에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킨다.

예전에 라돈치치의 경우 귀화 심사는 황보관 기술위원장 등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추천서를 첨부했지만, 감독 추천서가 없다는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물론 에닝요뿐만 아니라 라돈치치의 특별 귀화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자리에 대한 중요성보다 팬들의 반응은 에닝요의 귀화가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이다. 물론 이동국 한명으로 꾸려가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박주영을 비롯해 김신욱 등의 선수가 포진할 수 있고 상대 팀의 특성에 따라 선수를 기용해 같은 포메이션에서 다른 전술적 차이를 이루어낼 수 있다. 이는 곧 라돈치치보다는 에닝요의 귀화에 더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에닝요가 뛰어야할 자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데다가 팬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물론 귀화 용병 대표팀 차출에 대해 반대하는 팬들도 많고 그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팬들도 상당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도 귀화 용병 덕을 톡톡히 봐왔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한국인이고 싶어하며 그것이 성사만 된다면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굳이 귀화에 강한 거부감만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팀과 최강희 감독이 에닝요를 뽑으며 전북과 국가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굳이 귀화가 성사되든 성사가 되지 않든 부디 최종예선서는 결과뿐만 아니라 팬들이 만족할 만한 과정까지 함께 가지고 와 다시 한번 국내 축구팬들과 아시아 무대에 한국의 힘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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