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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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박주영이었다. 그 외의 그 누구도 안될 것 같더니 현실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가장 원하는 스타일의 공격수는 누구일까? 홍명보는 투톱보다는 원톱을 선호한다. 그리고 원톱이 부각된 전술에서는 원톱의 역할은 당연히 팀 전술상 가장 중요한 위치에 해당한다. 골을 넣어야 경기를 이긴다. 골을 넣으려면 공격수가 넣어줘야한다. 당연한 논리이다. 홍명보가 원하는 원톱의 역할은 쉽게 흔히 리즈시절이라고 부르는 '전성기'의 반니스텔루이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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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대한축구협회 공식홈페이지>


반니스텔루이는 이미 박지성이 맨유에서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반니스텔루이라고 하면 우아하고 아름다운 골도 물론 있겠지만 투박하지만 성실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은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킥오프와 동시에 상대 수비를 압박하러 뛰어갔으며 수비가 롱패스를 시도할때면 어김없이 스파이크를 들고 다리를 높게 올렸다. 물론 이게 반칙과는 거리가 먼 지점이니 문제시 되진 않는다. 이러한 활동력과 압박 능력은 유럽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젠 더이상 K리그 선수는 아니지만 FC서울의 데얀이 있었다. 데얀 역시 특유의 활동량으로 수비진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왕성한 활동량 다음은 큰 체구에 포스트 플레이도 가능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발기술도 좋아야한다. 이런 스타일의 선수라면 나열하기 힘들정도로 많다. 우리나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었떤 비에리가 그러했고, 브라질의 아드리아누가 그랬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태권도 킥으로 유명한 이브라힘모비치이다. PSG에서 카바니를 밀어내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파워와 기술을 적절히 겸비해 수비수들이 막기 힘든 공격수로 꼽는 대표적인 공격수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런 공격수로 국내에서 가장 각광받았던 공격수가 바로 김신욱이다. 사실 이런 공격수는 이동국도 있지만 아직까지 팬들의 뇌리엔 '게으른 스트라이커'가 강하게 박혀있는듯 하다. 이미 전북에서 보여준 그의 변화에도 말이다. 어쨋든 김신욱이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확실히 큰 키는 상대에게 충분한 압박을 줬고 세트피스 상황에선 그 효용성은 높았지만 공격패턴이 단순화되기 시작했다. 크로스에 의존해 김신욱 머리만을 바라보는 축구는 더이상 한국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위에 내용들만 정리하면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원톱은 "키 크고 파워넘치며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나면서도 발기술을 가진 활동력 높은 공격수"이다. 이런 초특급 공격수가 있었다면 이미 팬들이 알만한 유니폼을 입고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알만한 팀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눈을 낮춰 박주영을 다시 본다. '박주영 신드롬'때 박주영의 가장 큰 장점은 화려하진 않지만 공을 뺏기지 않는 기술과 유럽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익힌 파워넘치는 수비수들을 이겨내는 점프였다. 헤딩을 다는 못따내더라도 훨씬 부드러운 연결이 되기 시작하면서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한창 빛났었다. 하지만 그건 그 시절이다. 


점차 체력이 떨어지는게 팬들 눈에도 보인다. 그리고 고공플레이를 하기엔 말 그대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지 결론은 실패나 다름없다. 피지컬은 선천적인 부분이 크다. 유럽에선 왼발잡이가 흔치 않다. 그리고 양발잡이는 더욱 보기 드물다.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시켜 성공한 케이스가 더욱 많다. 하지만 박주영은 극복해내려다보니 본연의 장기는 전부 퇴보해버리고 그의 장점은 다른 선수들의 새로운 장점들에 묻혀 더이상 빛나지 않는다. 분명 박주영이 골냄새는 기가막히게 맡는다. 위치선정과 기회에서의 결정력은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TOP수준임은 분명하다.


2002년 이후 국내 축구팬의 수준은 월등히 높아지고 그만큼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한국 축구를 비난하는 이들도, 한국 축구를 옹호하는 이들도 결국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 팬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믿음 축구가 시작되자 팬들이 다시 외면하기 시작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홍명보호의 원톱 자리이다. 바르셀로나는 '포스트맨' 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이브라히모비치가 잠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바르샤의 티키타카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티키타카 이전에는 '킹' 앙리의 아스널이 그러했다. 대부분의 황금기를 이끈 팀들의 가장 큰 매력은 이러한 패스 플레이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에는 불가능한 일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2002년 신화를 만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원톱은 없었다. 물론 안정환의 헤딩골은 두번이나 있었지만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던 히딩크호는 그 당시 새로운 색을 입혀 어느새 우리만의 스타일로 자리메김했다. 그래서 지금도 압박을 하지 않고 조금만 걸어도 팬들은 이상하다 생각하기도 한다. 티키타카를 국가대표팀에 입히려했던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르샤와 스페인 축구를 본따 그 전술을 그대로 활용했던 '만화축구'가 대표적인 예이다. 조광래호의 만화축구는 급격한 체력저하를 불러일으켰고, 팬들은 선수들의 기술력이 스펜인 선수들만큼 되지 않는다 했다. 


저자가 가장 꼬집고 싶은 것은 이 실패들이 과연 기술력의 차이었나라는 점이다. 그 기술력을 메꿔줄 환타지스타 한명으로는 11명이 뛰는 그라운드를 빛낼수는 없지만 분명 10명의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선수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네임벨류나 스타일은 달라도 국가대표팀에는 상대의 좌측면을 휘져어줄 이청용이 있고, 유럽선수들 틈에서도 피지컬도 지지 않고 패싱능력과 슈팅능력을 갖춘 기성용이 있다. 여기에 K리그의 발전으로 좌우 윙백 자원들이 많이 나오면서 충분히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상태이다. 오히려 홍명보호의 원톱에 지금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어쩌면 지동원일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자는 손흥민을 원톱에 세우는 것이 오히려 전략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좌측 윙에 이근호 또는 지동원을 배치하면서 전략적 유동성을 꾀하는 것이 한국판 티키타카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이게 최선은 아니다. 김보경, 구자철 등 이미 공격자원은 풍부하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미드필드진에는 공격수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많은 팬들이 보는만큼 히딩크와 같은 모험수를 던질 감독이 몇이나 되겠냐만 지금 축구팬들이 바라는건 안정성을 노리다 변함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국가대표팀이 아닌 새로운 옷을 입은 태극전사의 새로운 플레이이다. 정답은 시간이 지나야 아는 것이고 감독이 원하는 팀의 색이 있겠지만 국가대표팀은 국가를 대표하면서도 팬들과 국민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존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팬들의 결론은 감독의 교체가 아닌 팀의 변화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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