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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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거창한데 최근 들어 '훌륭한', '좋은'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일잘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는 일이 종종 생기고 있다. 특히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자기 성장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반면 어느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마음만 앞서 불쏘시개 가 되어 여기저기 들쑤시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심지어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기획 직군의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동료로 함께 일하기 굉장히 힘든 유형이라고 평가되곤 한다.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지 않고 그 일이 상대에게 지금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는데 내 업무를 방해하며 질문을 쏟아붓고 자신의 필요성만 늘어놓는다. 예를 들면 '우리도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하니까 쿼리 좀 날려보게 해주세요.' 와 같은 말들을 늘어놓는데 정작 쿼리를 날려본 경험도, 지표에 대한 이해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냉정히 말해 지금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일 때도 많다. 내부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답변을 하면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왔던 것처럼 바로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럼 우리는 언제 쿼리도 날려보고 데이터 분석도 해보고 성장이란 걸 할 수 있나요?'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목적이 분명하고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을 하길 원한다. 그리고 위의 사례와 같이 데이터 분석도 쿼리를 날려보는 경험도 물론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속한 곳에서 더 넘치는 자본을 가지고 우리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하는 기업들과 경쟁을 하려면, 아니 비벼라도 보려면 우리는 타이밍이 몇 발짝은 빨라야 한다. 시장을 더 빠르게 차지하고 잘하는 것과 더 위대하다 생각되는 일에 집중해야만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많은 일들 중에서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쿼리를 날려 DB를 열어보지 않더라도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Firebase나 GA(Google Analytics)에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들이 우리를 지나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익숙하게 바라보고 지표를 설정하는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지표들이 이곳에 심지어 무료로 쌓이고 있는데 이 지표들은 자세히 볼 줄도 모르거나 이해도 못하면서 쿼리부터 날리고자 하는 것은 그냥 단순히 어디서 주워듣기론 쿼리를 날려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지표들을 토대로 멋진 성장을 했다는 무용담일 뿐이다.

 

Firebase와 GA로는 볼 수 없는 정보들이 지금 나한테 필요할 때, 이 정보들이 있어야 우리의 현황과 앞으로의 성과가 측정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이런 내용을 추출할 수 있을지 묻고 의견을 교환하며 쿼리를 만들어보고 DB에 접근할 때 동료도 이 사람이 내게 이걸 묻고 요청하는 이유와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질문이 인터럽트라고 느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냥 그들이 해주기 싫거나 신뢰하지 않아서 그래 왔던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 무용담을 나도 경험하고 싶고, 그렇게 나도 쿼리를 날리면서 성장하고 공부하고 싶다는 단순한 맥락에서 주변의 동료들의 시간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기획 직군에 있는 사람들의 하드 스킬은 그가 지니고 있는 소프트 스킬을 조금 더 보태주는 정도로만 여기는데 이것저것 다루는 툴도 많고 할 줄 아는 건 많은데 이걸 왜 쓰는지, 어떤 목적에 의해 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툴들의 다양성이 집중력을 저하시키지는 않는지 등의 고려는 전혀 하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디자이너로 치면 스케치와 피그마를 혼용하는 느낌이고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깃헙과 깃랩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냥 지금 내게 필요한 것들을 더 효율적으로 잘 해낼 수 있는 고민들이 모이고 그 고민을 해결함으로써 조직에 더 큰 성공과 성장을 함께 경험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며 많은 것을 할 줄 알고 할 수 있게 된다. 조급해하지 말자. 우리가 차곡차곡 쌓은 청춘을 미래의 우리가 배신하진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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