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Published 2022. 9. 28. 14:40
대치동 워킹대디 교육과 육아

대치키즈로 자라서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돌아와서는 대전에서 10년 가까이 머물다가 다시 대치동으로 왔다. 이제 대치키즈로 자랐던 나의 아이들이 대치키즈로 자란다. 대치동으로 돌아오는 대치키즈를 연어족이라고 하더라.. 물론 성공해서 돌아왔다고 할 수 없지만 어쨋거나 돌아왔다. 와서보니 정말 대치동은 무시무시하다. 이미 6살부터 공부해도 늦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완전 오만함이었다. 나도 나름 사교육 받았는데 나 어렸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체계적으로 변했다. 4살 때부터 애플트리를 보내고 5살 게이트, 7살 탑쓰리 또는 탑텐을 보내는 테크트리가 만들어져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경우의 수일 뿐이다. 놀이학교를 보내고 다섯 살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니기도 한다. 

 

이제 7살의 가을이 된 첫째가 어제 첫번째 레벨테스트를 봤다. 물론 유치원에서도 빅테스트니 뭐니 계속 봐왔지만, 이렇게 긴 시간 낯선 공간에서 테스트를 본 일도 처음이었다. 그나마 미리 어떤 것들을 하는지도 알고 있어서 아이가 쉽게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알려줄 시간은 있었다. 같은 또래 친구들이 영어 작문하다가 뛰쳐나올 때 우리 아이는 끝까지 열심히 했다고 한다. 지금은 첫째의 루틴이 내가 재택근무 하는 것과 맞추어져 있어서 내가 6시 30분에 운동 마치고 나올 때까지 집에 와서 밥도 먹고 쉰다. 놀이터에서 빡세게 놀면 정작 공부할 때 힘들어하더라.. 단백질도 먹고 샤워도 하고 방으로 돌아오면 아이는 공부를 하고 있거나 급하게 공부하러 들어온다. 그때부턴 각자 공부한다. 30분~1시간 정도.. 이제부터 나는 더 바빠진다. 채점해주고 모르는 것 설명해주고 다시 컴퓨터 앞으로 왔다가를 무한 반복한다. 이 모든게 끝나면 9시 30분쯤이고 이렇게 하면 혼자 영어 공부는 얼추 마치는 셈이다. 

 

사실 작정하고 같이 풀어버리면 금방 끝날 것 같긴 한데, 메타인지가 안되는 것 같았다. 내 목표는 스스로 본인이 모르는 걸 알아가며 알고 정답을 찾았을 때의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야 공부도 재밌어지고 스스로 공부를 할테니..그나저나 7세의 가을 바람은 정말 차다.. 가혹해지고, 레테 신청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레테 신청 실패하면 기회조차 주지 못했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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