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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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기획자를 거쳐 프로젝트 매니저로,

프로덕트 매니저를 거쳐 프로덕트 오너로,

 

나는 어떤 것이 상위 개념이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어디에 포커스를 더 맞추고 어떤 일이 중점이 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시대적 흐름을 타는 '명칭'이라는 생각도 든다. 마치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옛 퍼블리셔가 하던 일까지 요구하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일의 주체가 넘어가고 하나의 전문성이 통합된 전문성으로 합쳐지고, 기술이 발전하고 더 쉽고 빨라지면서 효율성을 찾는 일은 빈번히 일어나고 특히 IT 업계에서는 지극히 흔한 일이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뀌는데 인간이 사는 산업의 흐름은 당연히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PO가 내야 하는 결과물에는 실험이든 제품이든 결과적으로 일을 되게 하는 것일테고 실험적으로 어떤 경험을 만들었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경험치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기술이든 문제를 찾아내어 정의하고 가설을 만들어내는 능력들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데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등장하는게 문서이다. 근데 문서를 보는 사람이 많든 적든 문서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용도를 갖다 보니 나의 이해와 오해를 문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분량이 부족해서, 정의가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등등...

 

냉정히 말하면 활자를 잘 쓰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활자로 모든 이해가 됐을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 됐다.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 미팅을 하고 대화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같은 단어에 내포된 여러 해석의 오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극단적 문서화를 통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문서는 쓸 수 있다. 마치 개발문서처럼 정의하고 매뉴얼처럼 제시해도 된다. 그럼 그 문서를 보고 개발하는 사람은 지시대로 하지 않고 의문이 생기면 다시 이슈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 단지 시간을 엄청나게 쓸 뿐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는 이렇게 일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여기서 지양한다는 선택은 정말 선택의 문제이지 위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애자일 SW 개발 선언문에서도 포괄적인 문서가 나쁘다고 하지 않는다. 그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더 중요하게 여기자는 것이다.

https://agilemanifesto.org/iso/ko/manifesto.html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또 다른 사람의 개발을 도와주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다음을 가치 있게

agilemanifesto.org

 

그리고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냐에 있고, 그 방식은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이 아닌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안에서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닌, 그냥 방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시로 내가 이전에 경험했던 PRD에는 GTM 전략도 표기되었으니 지금의 조직과 지금 일하고 있는 PO에게 GTM 전략을 써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조직과 PO가 거절할 수도 있다. 굉장히 빠르게 실험하고 규모가 작은 기능을 실험함에 있어 GTM까지 필요하진 않기 때문이다. 근데 보통 GTM을 Go to Market이 아닌 다음 Action plan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후속 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쓸 수도 있다. 

 

반대로 엄청 규모가 큰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는데 성공지표와 가드레일 지표를 찾자고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정작 이 기능이 시장과 제품에 어떻게 안착할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면 GTM 전략을 생각해보자고 제안할 수도 있다. 결국 '유연함'이 중요한 것이고 그 상황에 맞게 우리 팀과 제품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팀웍인 것이다. 어떤 기획서가 좋은 기획서인지 템플릿을 뒤지고 다니고 뜬금없이 생략된 one pager도, 작은 규모의 실험인데 엄청난 양의 PRD를 쓰고 있는 것 모두 낭비일 수 있다. 이 일을 위해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작성이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구분하고 유연하게 필요한 템플릿에 적절한 문서를 써오는 것이 '좋은 기획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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