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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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리그를 보다보면 감독끼리 잦은 설전을 통해 이슈를 만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앞선 포스팅 글에서도 언급했던 무리뉴 감독이 있지만, 그 뿐만 아니라 퍼거슨, 과르디올라와 같은 명장들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뉴스에는 보도되지 않는 작은 리그나 무명 감독들 간의 설전은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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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지금 K리그는 춘추전국시대나 다름없다. 패권을 쥐고있는 팀이 없다. 골고루 돌아가면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에 말도안되는 평준화 정책으로 중위권이 사라지고 '강팀'과 '약팀'만이 분류되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며 자유경쟁이 시작되며 2012시즌은 예상이 불가한 상황이 되고 있다.

K리그에서 그나마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만한 감독이라면 신태용 감독과 최용수 감독이다. 거침없는 직설화법으로 성남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여우' 신태용 감독은 92년 성남(당시 천안)에 입단해 6차례(1993, 1994, 1995, 2001, 2002, 2003년) 팀 우승에 공헌하며 최우수선수(MVP) 2회(1995, 2001년), 득점왕 1회(1996년), 통산 401경기 출전, 99득점, 68도움을 세우며 성남 일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감독이다. 


성남의 제 3의 전성기를 이번엔 감독직으로 맡아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힌 그는 이번이 절대절명의 기회이다. 과감한 투자 덕에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황재원, 한상운, 요반치치, 윤빛가람을 영입하며 K리그판 갈락티코 군단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윤빛가람없이도 2012 아시안챌린지컵에서 우승하며 그 막강함을 팬들에게 확인시켜주었다. 게다가 아직 이적시장은 오픈되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니 앞으로 원한다면 추가 영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이 다수이다.

이에 지지않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은 신태용 감독과 마찬가지로 94년부터 서울(당시 안양)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감독이다. 선수로서의 경력도 화려하지만 대행으로 시작한 감독 도전에서도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 사실 이는 '기적'에 가깝다고 설명해도 된다. 황보관 前감독이 7라운드까지 14위에 랭크해놨던 팀을 바통터치 받고 3위까지 꾸준히 올려냈다. 

(사진 출처=FC서울 송영훈(다음세기)님 글)

위 사진은 2011시즌 8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의 각 팀의 리그 테이블이다. 7라운드까지의 성적이 뒷받침만 됐다면 더 좋은 성적이 되고도 남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눈여겨 볼 것이라면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의 '닥공축구'의 매서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10대 정식 감독이 된 최용수 감독에게 모두가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치있는 설전과 입담으로 장외대결에서 항상 재미를 유발하곤 했던 최용수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선수를 위하는 점 역시 비슷한데 전적으로 팀의 상황이 가장 비슷했다. 구단주가 돈뭉치를 묶어버린 성남은 예전과는 다른 저조한 성적을 내기에 급급했고, 승강제가 도입되자 다시 뭉칫돈을 풀어헤쳐 이제야 겨우 다시 '레알'성남을 이룩하고 있을 뿐이다. FC서울 역시 2010시즌 우승 이후 별다른 영입없이 이적이 많았으며 그러한 상황 속에서 대형 영입 없이 기존의 주축 선수들로 시작된 황보관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최용수 감독은 자신의 밑그림 속에서 팀을 운영할 수 없었다.

초한지
오직 2011시즌에 자신이 원하는 구성대로 팀을 성공시킨 유일한 감독은 최강희 감독뿐이었다. 그리고 그의 '닥공축구'는 국가대표팀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이제 우리는 K리그에서 최강희 감독을 볼 수 없지만 아직 두명이 남아있다. 삼국지를 원했지만 초한지를 거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그 둘은 바로 여우와 독수리이다.

이들은 비슷한 상황 속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차이는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얻은 용병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용병이 한 팀에 3년 이상 머무르면 게을러지는 것 같다.” 고 밝힌 신태용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최용수 감독은 데얀, 아디 등 서울의 '터줏대감' 용병에 대한 평가로 답을 대신했다. "용병이 3년 이상 한 팀에 머무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선수단과 가족 같은 분위기를 우선시 한다. 그러다보니 용병들이 너무 안 나가려 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데얀은 4년, 아디는 6년째 서울에 몸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올 시즌 그대로 반영되었다. 에벨톤을 제외한 남은 용병인 라돈치치는 수원으로 이적했고 장 까를로스는 시즌 중 퇴출됐다. 그나마 시즌 하반기에 영입한 에벨찡요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까를로스의 공백을 메꿨다. 그리고 새로운 용병을 영입하기 위해 발로 뛰던 중 우연히 찾게된 요반치치를 극적으로 영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요반치치를 포함한 용병 3인방과 한상운이 이끄는 한국판 '판타스틱4'는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FC서울의 '레전드'라 불리는 '아디神' 아디와 재계약을 했다. 사실 이 재계약은 거의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던 전문가들도 많았지만 많은 나이에도 불구 재계약에 합의하며 아디는 이번 시즌에도 서울 유니폼을 입게됐다. 그리고 몰리나와 데얀도 수 많은 이적설을 뿌리치고 서울에 잔류했다. 많은 효과를 봤던 제파로프를 너무 빨리 이적시키며 돈에 눈 멀었다는 팬들의 비아냥을 듣던 것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역사가 되어라
이 둘은 입담대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입심을 뽐내기도 했다. 이들의 말들은 어록이 되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당시를 회자하게 해주고 있다. 마치 글로 남아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역사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하는 것은 히딩크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와 같은 말은 외국인만 할 수 있는 명언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곧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물론 K리그는 앞서 말한대로 '춘추전국시대'이다. 이 둘만이 명장이고, 이 두 팀만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말은 아니다. 분명히 지금은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감독에겐 떨리고 긴장되는 매순간이겠지만 그만큼 팬들에겐 '재미'를 전달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라며, 눈치보기 바쁘고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해 재미없는 인터뷰에만 일관하는 기존의 몇몇 감독과는 다른 이 둘의 재치있는 장외대결이 이번 시즌에도 이어져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많이 선사해주길 기대한다. 또한, 또 한명의 강자가 등장해 삼국지, 아니 그보다 더 재미난 장외대결을 선보이길 간절히 바래본다.

신태용 감독 어록

-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후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앞에 두고 "내가 생각해도 난 난 놈이다"

-"2009년 감독 경험 없이도 K리그에서 준우승을 두 번 하면서 ‘참 잘 했다’라고 생각하긴 했다"
 
-최용수 감독(당시 감독 대행)을 향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에는 그렇게 전화하더니 요즘 잘 나가니 전화를 안 한다. 우리 둘은 신분이 다르다. 감독대행이 감독한테 전화해야지"

-"용수, 아니 이제 최 감독이지, 그래도 나 한테는 안 돼!"


최용수 감독 어록

-"코치로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을 보냈다. 눈은 감고있지 않았다."

-라커룸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에게 "파이팅만 하지 말고 잘 하소" 

-지난 7월 전북전을 앞두고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코로 숨쉬어라" "비가 나를 유혹한다"

-전북전 우천 경기에 비를 왜 맞았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맞으니까"

- "뭐, 태용이 형님은 외제 치약 쓰시나. 멘트를 봐라. 깊이가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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