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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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심리학과 관련된 것들이 크게 유행하듯 퍼져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코패스 테스트'와 같은 심리테스트로 우리의 가십거리로도 깊게 박혀있는 이것을 쉽게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상당히 치밀하며, 그것의 놀라운 성과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니 어느 곳에서나 유용하게 쓰일 수도, 악용되어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비록 심리학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은 단연코 없으나 얼마전 재미있게 읽은 책에서 쉽고 재미있게 접하면서 자연스레 축구와 연관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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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는 크게 6가지의 보편적인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고 있으며 기업이나 불로소득자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다루고 있다. K리그는 과연 이중 몇가지나 이루어내면서 팬들에게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을까? K리그 마케팅의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FC서울이다. 기업 구단으로서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는 이 클럽은 팬들의 생활 속에 깊숙하게 파고들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스포츠라는 한계에 다다르며 더 큰 산을 쉽게 정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이 큰 산을 가로막고 있는 고비는 다름아닌 K리그 자체적인 문제이다. 먼저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2012/02/12 - [Sports/Football] - 축구, 지역감정 조장을 지향하라? ) K리그는 겉보기에만 대의와 명분을 찾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그들이 막고 있는 것들의 가능성은 무참히 짓밟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 전에 올린 포스팅으로 만족할 수 있는데 굳이 심리학까지 들먹인 것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조금의 인내심을 요구할 참이다. 우선 우리가 가장 먼저 막고 있는 것이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호감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호감의 법칙이란 쉽게 말해 호감도가 높은 외모를 가진 사람일 수록 상대로 하여금 신용도가 높게 느껴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되어지는데 특히 대리만족이라는 부분에서는 스포츠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열광적인 팬의 입장에서의 스포츠의 존재는 전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매우 심각하고도 격렬한, 그리고 개인적인 관계에 있으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래는 이 책에서 실례로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사진 출처=도서 11번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온 한 병사는 갑자기 실어증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신체적인 기능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병원의 정밀 검사를 통하여 그의 뇌 작용과 발성 기관의 기능이 정상적임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글을 읽고 쓰고 다른 사람의 말도 알아들었지만 이상스럽게도 누구에게도 입을 벌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무려 30년동안 상이군인 전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병실의 라디오는 우연하게도 그의 고향 팀과 그 팀과 오랫동안 경쟁관계에 있었던 팀간의 축구경기를 중계방송하였다. 그 게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고향 팀 선수가 한골을 넣어 승리를 눈앞에 두었으나 심판은 그 선수에게 오프사이드 반칙을 선언했다. 그때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라디오를 노려보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30년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어 '이 병신같은 놈!'이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네가 게임을 다 망쳐 버렸어!'라는 말과 함께 그는 그의 의자로 되돌아 가서 침묵의 늪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 책에서는 이 실화에서 두 가지의 중요한 교훈을 얻고자 한다. 첫째는 스포츠의 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과 고향팀이 축구경기에서 승리하기를 원했던 그의 마음이 3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지켜왔던 침묵의 벽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우리에게 스포츠와 열광적인 팬과의 관계에 관한 또하나의 중요한 특성을 발견하게 해줬다. 그것은 이들의 관계가 매우 개인적이라는 사실이다. 고향 팀이 승리하면 그가 승리하고 고향 팀이 패배하면 그가 패배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찾기가 상당히 힘들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볼 수 있듯 이미 우리나라는 지역감정을 해소하고자 해왔고, 축구에서 강하게 작용하며 이러한 특성을 띄게 됐다는 것이다. 앞선 포스팅에도 언급했듯 야구와는 정말 다른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파동'이다. 서포터즈 간의 대형 충돌은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의 지역감정을 더욱 악화시켜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비록 축구는 아니지만 이 책에 나온 또한가지의 실례를 들어 반박하고 싶다.

1993년 4월 테니스 스타 모니카 셀레스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테니스 경기 도중 관람객이 스탠드에서 내려와 꽂은 칼을 등에 고스란히 박았다. 물론 안전요원들은 이런 사고를 짐작하고 염려하고 있었다. 당시는 세르비아의 만행에 대한 비난이 세계적인 뉴스로 부상하였고 보스니아에서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 사이의 내전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태생이었던 셀레스는 그 사건이 있기 전부터 정치적인 공격과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왔다. 여행할 때에는 가명을 쓰고 비행기 예약을 몇 번씩 바꾸기도 하고 심지어 변장까지 하고 다녀야했다. 그래서 암살자가 덤벼들었을 때 모두들 그 행동이 셀레스의 고향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관련되어 있으리라 짐작하였다.
하지만 사실은 그녀를 공격한 권테르 파르체는 정치적 혹은 인종적인 주장을 내세우려는 과격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열성적인 스포츠팬이었다. 셀레스를 죽이려고 작정했던 것도 아니었으며 다만 상처를 입혀서 그녀의 라이벌, 그의 고향출신 선수이자 그 전에 셀레스에게 패한 바 있었던, 슈테피 그라프를 1등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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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위키백과

여기서 우리는 정치적인 것보다 자신을 자신이 응원하는 한 스포츠 팀(혹은 선수)에게 이입시킨 팬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더욱 다양하다.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문제조차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다소 논란이 일더라도 정치계를 위한 발판처럼 마련되어 있는 축구협회와 연맹부터 바꿔나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이런 글에 어떤 이는 익명을 자처하고 필자를 '대세나 뒤쫓는 일자무식한 사람'으로 몰아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치적인 힘에 휘둘릴 것이다. 라고 벌써부터 압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과연 청렴한 스포츠계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조중연 회장이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신화를 만들어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는 하지만 과거는 과거이고 대중은 현실에 기초하기 마련이다. '내가 너한테 100만원을 줬으니 90만원을 훔쳐도 무죄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전적인 동의를 보내며 쉽게 자기 돈을 내놓을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과거에 연연하고 미래를 겁내며 현실에 안주하길 바라는 현 대한민국 축구계를 비판한 조광래의 발표에 팬들이 힘을 실어줬던 이유는 과거엔 비록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우선 미래를 걱정하며 현실을 꼬집는 그의 태도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뒤에 있었던 조금은 흥분한 형태의 간섭들은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진정한 변화는 팬들에서부터 시작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관중을 끌어들이고 관중이 찾을만한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몫은 그 윗단계인 구단과 연맹의 몫이다. 찾지않는다고 마냥 팬들 탓만 하기보다는, 아무 능력없이 조용히 묵묵하게 시키는 일이나 잘하는 인재나 무조건적인 학력이 좋거나 자신의 지연과 관련있는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보다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들을 채용하거나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뽑아 지금의 문제점을 오목조목 따져가며 개선해나갈 수 있는 모습이 진짜 팬들이 대한민국 축구계에 바라는 것이다. 부디 틀에 박힌 생각만을 가지고 잇속 챙기기에만 앞장 서는 모습이 아닌 점진적이든 급격하든 상관없다. 지금 국민들에게 박혀있는 대한민국 축구계의 편견을 떨쳐내버릴 만한 개혁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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