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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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24. 2. 26. 14:06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사진 이야기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딱히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니고 장비가 좋으나 나쁘나 그냥 내 느낌 가는 대로 찍는 편이다. 아무래도 사진을 좋아하다보니 많이 눈동냥을 했고, 그러다보니 어떤 구도의 어떤 사진들이 예쁘다는 것은 사진에 무관심한 사람보다는 더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늘 내 사진이 자신감 넘칠 만큼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멋지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사진을 찍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나는 거리 사진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일상을 담는 것이기도 하지만 내가 지금 보는 것들을 담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이라는 취미가 생긴 덕분에 버스 정류장은 일부러 더 걷고 타기도 하며, 조금 더 천천히 걸으며 나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흐르는지 관찰하기도 한다. 항상 같은 풍경 같은 장소이지만 계절과 시간이 다르다는 건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내가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진건 놀러간 해변에서 우연치 않게 찍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후지 특유의 색감이 잘 살아있는 빨간색, 파란색 우산과 그 옆에 앉은 수영복 입은 금발의 엄마와 아이, 수영복의 색도 엄마는 빨간색, 아이는 파란색이라서 더 운치있게 느껴졌던 백사장 사진이다. 지금은 찾을 수도 없게 되어버렸지만 그 사진을 찍을 때 사용했던 후지필름 똑딱이는 지금도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기억 속 그 사진을 그린 것

 

아이가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일이 줄었지만 반대로 우리 가족의 일상 스냅을 담는게 늘었다. 지금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게 가족사진이다. 내게 거리사진은 이제 가끔씩 눈에 들어오는 걸 담는 정도이다. 평소에는 출퇴근길, 주말에는 아이들이 아닌 잠시 내 눈이 향하는 곳 정도다. 그래도 그렇게 찍다보니 사진이 내게 주는 평온함과 차분함이 다시 느껴졌다. 풀프레임 플래그십 바디를 쓰던 내가 모두 처분하고 작고 가벼운 리코 GR3와 라이카 M6 돌아오자 사진 생활이 더 가득찼다. 평소 출퇴근길과 아이들 사진은 GR3가, 정말 소중한 순간은 M6가 남겨주기 시작했다. 여전히 필름값은 부담스럽지만 내겐 수동 바디가 주는 조작과 이중합치가 주는 지금 순간에 대한 집중은 놓칠 수 없는 기쁨이다.

 

최근에는 결과물보다 내가 바라본 그 시선, 그 순간들을 남기고 싶어 액션캠을 알아보고 있다. 여전히 내겐 소비는 선택이 어렵다. 그래서 소소하게 있는 결과물들로 편집해서 올려보며 꾸준히 할 수 있을지 나를 시험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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